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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설 보도 후 아스트라제네카 주가 8% 급락 분석가들 '자체 성장 충분한데…이해 힘든 행보'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초대형 인수합병설이 불거지자 월스트리트가 차갑게 반응하며 아스트라제네카의 시가총액 수십조원이 증발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두 회사가 최근 몇 달간 합병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양측이 초기 결합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시장은 즉각적인 매도세로 화답했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장중 8% 이상 급락하며 시가총액 약 220억달러(약 33조원)가 사라졌다. BMS의 주가 역시 1.5% 가까이 하락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약 4000억달러(약 600조원)에 달하는 거대 제약사가 탄생하게 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매출의 44%와 22%를 차지한 항암제 및 심혈관 치료제 부문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BMS는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혈액 희석제 '엘리퀴스'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향후 몇 년 내 특허 만료에 직면해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BMS는 신약 개발에서 엇갈린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실적은 '레블로질', '브레얀지' 등 신약의 선전으로 시장 예상을 웃돌았으나, 여전히 '엘리퀴스'의 기여도가 높았다. 140억달러(약 21조원)를 들여 인수한 조현병 치료제 '코벤파이' 등은 아직 상업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마이클 로이히텐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설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파스칼 소리오 최고경영자(CEO)의 지휘 아래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미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25년 말 기준 연 매출 10억달러 이상 블록버스터 제품 16개를 보유했으며, 2030년까지 이 숫자를 25개 이상으로 늘리고 총매출 800억달러(약 120조원)를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히텐은 "재무적 기술이 필요 없는 회사가 있다면 바로 아스트라제네카"라고 덧붙였다.
컨설팅 회사 웨스트 먼로의 알렉스 토거슨 M&A 파트너는 "시장의 회의론은 이해할 만하다"며 "업계 최고의 자체 성장 스토리를 써온 아스트라제네카가 왜 600조원짜리 복잡한 M&A에 나서려는지 투자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래 성사까지의 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예측한다. 윌리엄 블레어의 맷 핍스 애널리스트는 특히 영국 바이오 R&D 생태계의 '초석'인 아스트라제네카의 M&A는 영국 반독점 규제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 가치 산정도 난관으로 꼽힌다. RBC 캐피털 마켓의 쭝 후인 애널리스트는 "BMS의 주력 제품이 특허 만료 압박을 받는 동시에, '코벤파이'와 혈액 희석제 '밀벡시안' 등 신약 후보물질의 중요 임상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어 가치 평가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M&A설은 제약업계의 M&A 트렌드 변화를 예고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거슨 파트너는 "거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빅파마들이 성장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며 "수년간 50억~100억달러 규모의 '볼트온(bolt-on)' 인수가 유행했지만, 이제 판도를 바꾸는 '초대형 거래'가 다시 M&A 전략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보도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는 논평을 거부했으며, BMS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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