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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이노베이션·에이프릴바이오, 같은 플랫폼 모델 다른 손익구조 한쪽은 유증 1112억, 다른 쪽은 경영권 넘기고 3468억

누적 기술이전 2조6000억원을 쌓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지난해 403억4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에이프릴바이오는 융합단백질 플랫폼을 앞세워 기술수출을 주된 수익원으로 삼는 코스닥 상장 바이오텍이다. 두 회사 모두 2025년 매출이 급감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5배 이상 벌어졌다. 같은 라이선스아웃 모델을 내걸고도 손익구조가 갈린 배경에는 후보물질을 언제 넘기느냐는 선택의 차이가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2025년 매출은 58억3800만원이다. 2024년 매출 2428만원과 비교하면 200배 넘게 늘었지만 절대 규모는 여전히 작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348억원을 기록했다.
에이프릴바이오의 2025년 매출은 21억7200만원으로 전년 275억1400만원 대비 92.1% 줄었다. 영업손익은 168억원 이익에서 72억6000만원 손실로 돌아섰고 당기순손익도 200억원 이익에서 97억3000만원 손실로 전환했다. 회사는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일회성 매출 인식이 전기에 몰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매출은 모두 계약금과 마일스톤 유입 시점에 좌우된다. 차이가 난 것은 비용 쪽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24년 연구개발비로 343억원을 썼고 이 부담이 400억원대 영업손실로 그대로 이어졌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후보물질을 임상 중반까지 직접 끌고 간 뒤 기술이전에 나서는 방식을 택했다.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계약 규모를 키울 수 있지만 임상 비용을 회사가 떠안는다.
이 전략의 성과는 계약 금액에서 드러난다. 2019년 중국 심시어에 GI-101 판권을 7억9500만달러에 넘겼고 2020년에는 유한양행에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을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이전했다. 2023년 10월 일본 마루호와 맺은 GI-301 일본 판권 계약은 2억2100만달러 규모다.
문제는 그 이후다. 마루호 계약 이후 약 2년6개월간 신규 기술이전이 없었다. 대형 계약 사이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매출은 사라지고 연구개발비만 남는 구조다.
에이프릴바이오는 반대로 전임상에서 임상 초기 단계에 후보물질을 넘긴다. 파트너사가 임상을 진행하고 회사는 단계별 마일스톤을 반복해 수취한다. 개발비를 파트너가 부담하는 만큼 자체 소진 규모가 작다.
2021년 덴마크 룬드벡에 이전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의 총 계약 규모는 4억4800만달러다. 2024년 6월 미국 에보뮨에 넘긴 APB-R3는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1500만달러를 포함해 4억7500만달러 규모다. 두 건을 합친 누적 계약 규모는 1조2000억원 안팎으로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절반에 못 미친다.
대신 손실 관리는 앞선다. 에이프릴바이오의 2026년 1분기 말 부채비율은 1% 수준이다. 계약 건당 규모를 낮추는 대신 개발 리스크와 비용을 파트너에게 넘긴 결과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GI-SMART는 41개 힌지와 10개 Fc도메인, 59개 링커로 구성된 라이브러리에서 최적 조합을 골라내는 융합단백질 설계 플랫폼이다. 회사는 이 방식으로 후보물질 도출 기간과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주력은 면역항암제다. GI-101A는 기존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를 겨냥한다. 지난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된 임상 1상 데이터에서 신장암 객관적반응률(ORR) 40%, 질병통제율(DCR) 70%를 기록했다. 키트루다 병용 0.3㎎/㎏ 용량군에서는 ORR 55%,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 최대 22.3개월이 확인됐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기술적 검증은 끝났고 세부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GI-102는 존슨앤드존슨의 T세포 인게이저 파스리타미그와 병용 임상에 들어간다. 양사는 8월 한국과 미국에서 첫 환자 투여를 목표로 잡았다.
에이프릴바이오의 SAFA는 항체 조각을 붙여 단백질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리는 기술이다. 적응증은 자가면역·염증질환에 몰려 있다. 항암제 대비 임상 성공률이 높고 파트너사 수요가 꾸준한 영역이다.
APB-R3는 아토피피부염 임상 2a상에서 12주차 위약 대비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33% 감소를 나타냈다. 듀피젠트의 16주차 35~36%에 근접한 수치다. 결막염 발생은 0건으로 듀피젠트의 17~20%와 대비됐다. APB-A1은 갑상선안병증 임상 1b상 24주 분석에서 안구돌출 2.06㎜ 감소를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 6월 바이오USA에서 차세대 플랫폼 REMAP을 처음 공개했다. 지수선 에이프릴바이오 상무는 "기존에는 항체 기반 플랫폼이었다면 이제는 페이로드도 붙이고 RNA도 붙이고 펩타이드도 붙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염증성장질환(IBD) 후보물질이 여기서 나왔다.
두 회사는 자금을 채우는 방법에서도 다른 길을 갔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25년 초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112억원을 확보했다. 당초 목표는 800억원이었으나 청약 기간 주가가 오르며 규모가 늘었다. 조달 자금은 GI-101과 GI-102, GI-108 임상과 연구 인건비에 배정됐다.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는 대신 경영권은 유지됐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7월 23일 3468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을 마쳤다. 의결권부 전환우선주 1550억원, 보통주 1418억원, 무의결권부 전환우선주 500억원으로 나뉜다. TKG휴켐스가 약 1500억원, IMM자산운용 계열이 약 1918억원을 인수했다.
지분상 최대주주는 IMM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 됐지만 실질 경영권은 TKG휴켐스가 쥔다. 이사회 5석 중 3석 지명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창업자인 차상훈 대표의 기존 지분은 18.96%다.
납입 완료로 에이프릴바이오의 보유 현금은 약 4400억원으로 늘어난다. 회사는 이 자금을 2026년 133억원, 2027년 507억원, 2028년 이후 2827억원으로 나눠 연구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영권을 내주는 대가로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조달한 금액의 3배가 넘는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향후 관건은 GI-101A 기술이전 성사 여부다. 임상 데이터는 확보했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400억원대 적자 구조가 반복된다. 회사는 GI-101A를 자체 상업화까지 밀어붙이는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REMAP 기반 신규 딜을 하반기 과제로 제시했다. APB-R3의 세부 데이터는 9월 유럽피부과학회(EADV)에서 공개된다. 조기 이전 모델을 유지하면서 계약 단가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역전 상태다. 누적 계약 규모가 두 배 이상인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에이프릴바이오에 시가총액에서 밀린다. 시장은 계약의 크기보다 마일스톤이 실제로 들어오는 속도와 현금 소진 속도를 보고 있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영진VS경보, 매출도 영업이익도 같은데…시총은 2배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