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구주주 91%·일반공모 29배 경쟁…글로벌 불확실성 속 K-바이오 신뢰 확인 담관암 신약 리라푸그라티닙 FDA 결정 9월 25일 임박, EMA에도 허가 신청

HLB제약이 주주배정 유상증자 일반공모에서 청약률 2880%를 기록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한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강력한 신뢰가 확인된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 흥행의 배경에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결정이 9월 25일로 임박한 사정이 깔려 있다.
기록적 청약률이 보여준 투자자 신뢰
HLB제약은 17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일반공모 청약 결과를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총 주식 수는 1076만2332주이며, 구주주 청약에서는 983만9398주가 청약돼 91.42%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구주주 청약 후 남은 실권주 92만2934주를 대상으로 한 일반공모에는 총 2658만1654주가 몰렸다. 일반투자자 2419만6654주,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177만주, 벤처기업투자신탁 61만5000주 등이다.
이에 따른 일반공모 청약률은 2880.13%로 집계됐다. 구주주 청약분과 일반공모 청약분을 합산한 누계 청약주식수는 3642만1052주이며, 전체 청약률은 338.41%에 달한다. 환불 및 주금납입일은 18일이고, 신주 상장 예정일은 10월 7일이다.
HLB는 앞서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FDA 승인이 반복 지연되면서 시가총액이 하락했고, 2026년 8월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서 편출되는 타격을 입었다. 패시브 자금 유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이번 유상증자가 기록적 흥행을 거둔 것은 한국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탄탄한 유동성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방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FDA·EMA 동시 공략으로 글로벌 상업화 가속
외국인 투자자들이 HLB 그룹에 주목하는 핵심 이유는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의 글로벌 허가 일정이다. 미국 FDA 품목허가 결정 예정일(PDUFA)이 2026년 9월 25일로 임박한 가운데,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9월 14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품목허가 신청서(MAA)를 제출하며 미국과 유럽 시장 동시 진출에 나섰다.
리라푸그라티닙은 ReFocus 1/2상 임상시험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46.5%, 반응 지속 기간 중앙값 11.8개월,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 22.8개월을 기록했다. FGFR2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 덕분에 기존 비선택적 억제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인산혈증(20.7%)과 설사(21.6%) 등의 부작용 발현율을 크게 낮춘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HLB에게 리라푸그라티닙의 FDA 허가 여부는 신약 하나를 미국 시장에 내놓는 것 이상의 의미"라며 "간암 신약의 반복된 허가 지연으로 흔들렸던 시장 신뢰를 실제 FDA 허가라는 성과로 되돌릴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DA 승인 여부가 K-바이오 재평가의 촉매제
9월 25일 FDA 최종 결정은 HLB 그룹 전체의 기업가치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승인이 확정되면 간암 신약에만 의존하던 파이프라인 리스크가 해소되고, 미국 내 상업화 조직을 본격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HLB가 연구개발 중심 기업을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 직접 신약을 판매하는 글로벌 상업화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으며, 승인 시 K-바이오 섹터 전반에 대한 외국인 자금의 강력한 재유입을 촉발할 촉매제가 될 수 있다.
HLB제약이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대규모 자금은 10월 7일 신주 상장 이후 제약 설비 확충 및 유통망 강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신약이 글로벌 허가를 받을 경우, 국내외 안정적인 의약품 생산 및 유통을 뒷받침하는 시너지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마이크로디지탈, 감사의견 거절·최대주주 증발 속 경영지배인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