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시후대학, 항팽윤 전도성 하이드로젤 네이처 머티리얼스 발표 3D 프린팅으로 뇌-기계 인터페이스 맞춤 제작 가능

이식형 생체전자소자의 오랜 난제였던 하이드로젤 팽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소재가 나왔다. 중국 시후(西湖)대학 저우난자·타오량·위안야오 연구팀은 체내에서 부풀지 않는 항팽윤 이중상 전도성 하이드로젤을 개발해 뇌-기계 인터페이스(BCI) 등으로 제작·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기존 팽윤 하이드로젤 소자가 물속에서 6시간 만에 기능을 잃은 것과 달리 이번 소자는 쥐 체내에서 수개월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 팽윤 없이 4,000S/cm 전도율 달성
하이드로젤은 수분 함량이 높고 생체 조직과 유사한 유연성을 지녀 이식형 전자소자 재료로 주목받아 왔다. 문제는 체내 습한 환경에서 수분을 흡수해 부풀어 오르는 팽윤 현상이다. 구조가 무너지고 전기적 성능이 급격히 떨어져 장기 이식에 쓸 수 없었다.
연구팀은 미셀 자가조립 방식으로 이 한계를 돌파했다. 부드럽고 신축성을 유지하면서도 물에 붓지 않는 항팽윤 하이드로젤을 만들고, 이를 지지 기질과 이중상 전도성 잉크로 가공해 3D 프린팅으로 출력했다. 제조 과정에서 단량체 확산을 조절해 전도상을 설계한 결과 수중 평형 상태에서 전도율이 최대 4,000S/cm에 달했고, 전기적 파손이 일어나는 변형률은 1,300%를 넘겼다.
두 수치 모두 기존 하이드로젤 소재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전도율 4,000S/cm는 체내 수분 환경에서도 신호 전달 능력이 유지된다는 뜻이고, 1,300% 이상의 변형률은 뇌나 신경 조직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부위에 이식해도 전극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 면역 반응까지 낮춘 '올-하이드로젤' 이식
연구팀은 이 소재로 뇌-기계 인터페이스, 무선 전력 광전자소자, 좌골신경 자극기 세 종류의 소자를 제작해 쥐에 이식했다. 뇌에 이식된 올-하이드로젤 BCI 패치는 5주 이상 고해상도 뇌파(ECoG) 신호를 안정적으로 포착했다.
기존 팽윤 하이드로젤과 실리콘 소자에 비해 이물 반응(FBR)도 현저히 낮았다. 연구팀은 "면역 반응이 적고 섬유화를 일으키지 않아 이식용 전자소자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위안야오 연구원은 시후대학 공식 발표를 통해 "미셀 조립 전략으로 면역 체계가 임플란트를 신체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성능 저하와 면역 거부라는 두 가지 벽을 동시에 넘은 셈이다.
◆ 글로벌 BCI 소재 경쟁과 남은 관문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3D 프린팅 기반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환자별로 다른 뇌 형상에 맞춰 전극을 출력할 수 있어 BCI의 개인 맞춤형 대량 생산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에서도 서울대 박성준 교수 연구팀이 전극·광섬유·약물 전달 채널을 단일 섬유에 통합한 올-하이드로젤 신경섬유를 개발하는 등 생체 적합성 소재 분야에서 미국·중국과 기술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성과는 쥐 대상 동물 실험 단계다. 인간의 뇌는 쥐보다 부피와 면역 환경이 복잡해 영장류 시험과 임상을 거쳐야 상용화 가능성이 판가름 난다. 소자의 수명도 '수개월'로 보고됐을 뿐 연 단위 내구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시후대학 연구팀은 영장류 대상 후속 실험을 예고한 상태다. 항팽윤 하이드로젤이 더 큰 뇌에서도 같은 안정성을 유지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다음 분기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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