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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렉스 정리매매 7거래일 뒤 7월 15일 상장폐지 엔지켐 개선기간 2027년 4월 10일 종료, 시가총액 838억원 묶여

코스닥 바이오기업 유틸렉스 주주에게 남은 마지막 출구는 정리매매 7거래일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15일 유틸렉스를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했다. 앞선 7월 6일부터 14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됐다. 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근거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18조다.
같은 시기 또 다른 바이오기업 엔지켐생명과학은 다른 경로에 서 있다. 이 회사는 3월 23일 오후 4시7분부터 주권 매매가 정지된 상태다. 두 회사 모두 소액주주가 주식을 팔 수 없다는 점은 같지만, 회사가 무너진 이유와 주주에게 남은 선택지는 갈린다.
유틸렉스는 2018년 12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공모가는 5만원이었다. 상장폐지 직전 거래정지 시점의 주가는 959원대에 고정됐다. 상장주식수 3683만4856주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350억원대다.
몰락의 첫 단추는 최대주주 변경 무산이었다. 권병세 대표는 2025년 12월 2일 보유지분 404만2858주를 청안인베스트먼트에 1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선금 50억원이 오갔고 지분 절반이 이전됐다. 그러나 잔금일이 미뤄지다 2026년 1월 13일 매수인 귀책으로 계약이 해제됐다.
공시 신뢰도가 먼저 무너졌다. 거래소는 공시번복 1건과 공시불이행 3건을 물어 2월 9일 유틸렉스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최근 1년 누계벌점이 15점을 넘기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고 이날부터 주권 거래가 정지됐다.
회사는 2월 2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유틸렉스는 신청 사유로 "경영 정상화 및 향후 계속기업으로의 가치 보존"을 들었다. 법원은 3월 30일 개시결정을 내리면서 별도 관리인을 두지 않고 권 대표가 관리인 역할을 맡도록 했다.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은 7월 7일이었다.
기한을 열흘 남긴 6월 26일 회생절차 폐지결정이 공시됐다. 회생계획안이 법원 심리대에 오르기 전이었다. 여기에 2025사업연도 감사의견 관련 상장폐지 사유까지 겹쳤다. 4월 초 기준 코스닥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42곳 명단에 유틸렉스가 포함됐다.
유틸렉스의 2025년 연결 매출액은 102억9491만원이었다. 영업손실은 189억1862만원, 당기순손실은 257억9137만원이다. 2024년 누적 결손금은 194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구조는 신약개발사와 거리가 있었다. 2024년 매출 95억원 가운데 71%가량이 2023년 인수한 IT 자회사에서 나왔다. 나머지는 비임상 위탁연구 등이었다.
파이프라인은 축소됐다. 항체치료제 EU101과 EU204는 개발이 중단됐다. 회사는 중단 배경으로 제한된 재무여건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제시했다. 연구개발비도 200억원에서 175억원, 154억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상황은 성격이 다르다. 2025년 말 자본총계는 1387억원, 부채총계는 98억원이다. 부채비율은 7% 수준이다.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고 만기 채무 부담도 크지 않다.
발이 걸린 지점은 자금 집행 내역이었다. 회사는 2025년 12월 63억원, 2026년 1월 15억원 등 78억원을 외부 법인 쿡카이브에 대여했다. 명목은 메디컬뷰티와 병원경영지원(MSO) 사업 확대였다. 실제로는 주식 취득과 비상장주식 투자 등에 쓰인 사실이 확인됐다.
외부감사인은 "해당 자금이 주식 취득 및 비상장주식 투자 등에 사용된 것과 관련해 거래의 타당성과 회계처리 적정성을 판단할 충분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금 사용처와 의사결정 과정을 검증할 내부통제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이다.
실적 자체도 악화 흐름이다. 2025년 매출액은 677억원, 영업손실은 143억원, 당기순손실은 181억원이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 1934억원에서 2024년 말 103억원, 2025년 말 78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기타유동금융자산 912억원이 별도로 남아 있다.
주력 후보물질 EC-18은 구강점막염 미국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P값은 0.5575로 기준치 0.05를 넘었다. 호중구감소증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중단됐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0년 51.03%에서 2023년 7.15%로 낮아졌다.
엔지켐 주주는 정리매매 대신 개선기간을 받았다. 거래소는 4월 10일부터 2027년 4월 10일까지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회사는 재감사를 통해 적정의견을 받은 뒤 거래재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여금 78억원은 3월 전액 회수했다.
거래정지 가격은 990원, 시가총액은 838억원이다. 발행주식총수는 8464만235주다. 이 금액이 최소 1년간 묶인다.
소액주주는 주주총회로 방향을 틀었다. 주주행동 플랫폼을 통해 결집한 지분은 14.15%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윤희 외 124인은 5월 15일 공동보유약정을 맺고 5월 28일 5.95% 지분을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신규 보고했다. 6월 1일자로는 5.98%로 늘었다.
충돌 지점은 7월 23일 임시주주총회 안건이었다. 회사는 토지 매입·개발과 모듈러 주택 제조, 산업단지 근로자용 임시숙박시설 운영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을 올렸다. 대표집행임원제 도입 근거 규정 신설과 이사·감사 선임도 함께 상정됐다.
주주연대는 "감사의견 거절을 초래한 기존 경영진이 먼저 책임을 져야 하며, 이사회 교체 이후 외부 투자자 유치를 통해 회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규 사내이사 후보 상당수가 토지개발·건설 분야 경력자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회사 측은 "특정 부동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적 대응은 무산됐다. 주주 남모 씨가 7월 6~7일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에 임시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등 3건을 냈으나 모두 기각됐다. 임시주주지위확인 가처분도 기각됐다. 7월 23일 주총에서 안건은 발행주식총수 기준 약 52% 찬성으로 전부 원안 가결됐다.
두 사례는 상장폐지 절차에서 소액주주에게 열리는 시간의 폭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틸렉스 주주에게는 7거래일의 정리매매가 전부였다. 엔지켐 주주에게는 1년의 개선기간이 주어졌지만 그 기간 동안 매도는 불가능하다.
퇴출 문턱은 더 높아진다. 7월부터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올라갔다. 2027년 1월에는 300억원으로 다시 상향된다. 반기 기준 자본잠식 심사도 강화된다.
거래소가 2026년 4월 9일 집계한 결과 감사의견 미달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54곳이다. 이 가운데 23곳은 올해 처음 사유가 발생했다. 코스닥만 놓고 보면 42곳으로 전년 43곳과 비슷한 수준이다.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불확실성이 기재된 상장사 가운데 32%는 이듬해 상장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영진VS경보, 매출도 영업이익도 같은데…시총은 2배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