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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티슈진 TG-C, 위약군 통증 개선폭이 더 컸다 메디포스트 카티스템은 같은 달 미국 3상 첫 환자 투약

무릎 골관절염을 겨눈 국산 세포치료제 두 개가 지난달 미국에서 정반대 지점에 섰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20일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의 미국 임상 3상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메디포스트는 같은 달 8일 무릎 연골 치료제 카티스템의 미국 임상 3상 첫 환자 투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같은 질환, 같은 규제기관, 같은 최종 관문을 놓고 15년 넘게 다른 길을 걸어왔다.
두 제품은 무릎에 들어가는 방식부터 다르다.
TG-C는 동종 연골세포에 형질전환성장인자 베타1(TGF-β1) 유전자를 넣은 세포를 섞어 만든 세포유전자치료제다. 무릎 관절강에 한 차례 주사하면 끝나고 수술이 필요 없다. 국내에서 인보사케이주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던 시절 시술 비용은 400만~600만원 선이었다.
카티스템은 신생아 제대혈에서 뽑은 중간엽줄기세포로 만든다. 관절경으로 무릎을 열고 연골 결손 부위에 직접 도포하는 수술을 거친다. 바이알당 가격은 600만~800만원이고 손상 면적에 따라 1~2개가 들어간다.
적응증도 겹치지 않는다. TG-C는 보존 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을 대상으로 삼는다. 카티스템은 퇴행성 또는 반복적 외상으로 생긴 국제연골재생학회(ICRS) 4등급 연골 결손을 겨눈다.
임상 설계에서 갈린 지점은 대조군이다.
코오롱티슈진의 미국 3상은 위약을 대조군으로 뒀다. 회사가 공시한 12개월 시점 결과를 보면 통증시각척도(VAS)는 투여군이 38.7점, 위약군이 39.2점 감소했다.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는 투여군 27.61점, 위약군 26.54점 개선으로 나타났다. 두 지표 모두 두 집단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는 "위약군의 개선 효과가 24개월간 지속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관절강 주사 임상에서 위약 효과는 통상 3~6개월 뒤 줄어든다.
메디포스트는 일본 3상에서 히알루론산 주사를 대조군으로 세웠다. 실제로 쓰이는 치료법과 맞붙인 셈이다. 13개 의료기관에서 환자 130명을 모집해 카티스템 59명, 히알루론산 61명으로 나눠 52주간 관찰했다.
결과는 WOMAC 점수에서 대조군 대비 p값 0.0001 미만, ICRS 연골 손상 등급 개선에서 p값 0.0002로 나왔다. VAS와 IKDC, KOOS 등 2차 지표도 모두 p값 0.0001 미만을 기록했다. 카티스템 투여군의 약 50%에서 연골의 구조적 개선이 확인됐다.
이승진 메디포스트 글로벌사업본부장은 "한국 임상 3상에서 확인된 연골 재생 효과가 일본 3상을 통해 재확인되면서 구조적 개선을 입증한 질병조절 골관절염 치료제(DMOAD)로서 카티스템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확실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FDA에서 받아든 숙제의 크기도 다르다.
코오롱티슈진은 독립적인 3상 두 건을 진행했다. 두 임상에 등록된 환자는 1066명이다. 지난달 발표된 첫 번째 임상은 27개 기관에서, 오는 10월 결과가 나올 두 번째 임상은 35개 기관에서 각각 이뤄졌다.
메디포스트는 3상 한 건만 하기로 FDA와 합의했다. 예상 환자 수는 600명에서 300명으로 줄었다. 미국과 캐나다 70여개 기관에서 2년간 모집·투여하고 2년을 추적 관찰하는 설계다.
FDA는 2023년 9월 지침에서 단일 임상시험과 확증적 근거만으로도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메디포스트는 국내 3상과 일본 3상 데이터, 3년 이상 추적한 국내 환자 550여명의 실사용 근거를 붙여 이 경로를 인정받았다.
미국 밖에서 두 제품이 쌓은 실적은 대칭이 아니다.
카티스템은 2012년 1월 국내 허가를 받은 뒤 지금까지 3만6700여명에게 시술됐다. 전국 500여개 병원에 공급되고 있고 2024년 국내 매출은 195억원이었다.
TG-C의 국내 판매는 2019년에 멈췄다. 연골 유래 세포로 신고된 성분이 신장 유래 293세포로 확인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그해 7월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허가 취소 처분에 불복한 소송은 2심까지 패소한 뒤 대법원에 걸려 있다.
소송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는 53건, 1041억원 규모다. 지난달에는 환자 139명이 낸 소송에서 법원이 제조물 결함을 인정하며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임상 이후를 버틸 체력에서도 두 회사의 그림은 다르다.
코오롱티슈진의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221억원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949억원과 단기금융상품 272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124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추가 자금 없이 1년가량 버틸 수 있는 규모다.
미상환 전환사채(CB)는 1475억원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발행분 1225억원은 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다. 스톤브릿지캐피탈 500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 300억원, IBK캐피탈·캐스피언캐피탈 컨소시엄 325억원, 신한벤처투자 100억원이 들어갔다. 최초 전환가액은 주식예탁증권(KDR) 기준 4만3618원이었다.
모기업 지원도 한계에 가까워졌다. 코오롱은 2021년부터 6년간 2661억원을 코오롱티슈진에 넣었다. 지난 3월에도 6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코오롱의 3월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9억원이다.
메디포스트는 벌면서 쓰는 구조다. 지난해 매출은 736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다. 제대혈 보관 사업이 415억원으로 56.4%를 채웠다. 누적 가족제대혈 보관은 32만건을 넘었다.
다만 연구개발비 713억원이 매출의 96.9%를 잡아먹으면서 영업손실은 680억원으로 불어났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와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2050억원 규모 CB를 발행해 미국 3상 자금을 확보했다.
주가는 실적이 아니라 임상 결과를 따라 움직였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5월 12일 14만9000원까지 올랐다가 임상 결과 발표 뒤 세 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았다. 지난달 30일 종가는 1만1670원, 시가총액은 9916억원이다. 최고가 대비 92% 낮은 수준이다.
주가는 공시 나흘 전부터 이미 빠지고 있었다. 지난달 10일 9만원에서 16일 6만2100원으로 31% 떨어졌다. 기관투자자가 발표 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공개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는 지난달 27일 두 번째 3상의 결과 분석을 외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는 "향후 확보될 추가 임상 데이터도 어떠한 예단 없이 객관적이고 엄격한 과학적 기준에 맞춰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메디포스트 주가는 3일 8670원, 시가총액은 3270억원이다. 임상에서 앞선 쪽의 몸값이 실패한 쪽의 3분의 1에 머물러 있다. 남은 CB와 모기업 지원 여력이 코오롱티슈진 가치의 상당 부분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두 회사가 넘어야 할 문턱은 시간표가 다르다.
코오롱티슈진은 10월 두 번째 3상 결과를 받는다. 첫 번째 임상에서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가 투여군 310명 중 2명, 위약군 151명 중 8명이었다. 회사는 이 수치를 질병조절 효과의 근거로 제시했다. 2027년 1분기로 잡았던 FDA 품목허가 신청 일정은 사실상 뒤로 밀렸다.
메디포스트는 연말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 카티스템 품목허가를 신청한다. 2027년 승인이 목표다. 일본 데이코쿠제약과 맺은 독점 판매 계약으로 계약금 800만달러를 이미 받았고 허가 시 1000만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원화로 각각 115억원과 144억원이다.
미국 허가 시점은 2031년께로 잡혀 있다. 코오롱티슈진이 10월에 답을 받는 사이 메디포스트는 5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임상 성패와 상업화 시점이 반대 방향으로 놓인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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