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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EMA 신청…미국 승인과 투트랙 전략 전환 특허 2029년 6월 만료…독점 판매 기간 확보 총력

HLB가 간암 1차 치료제의 미국 허가를 기다리지 않고 유럽 품목허가 신청을 병행하기로 전략을 틀었다.
HLB는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해 내년 상반기 유럽의약품청(EMA) 품목허가신청(MAA)을 접수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애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먼저 받은 뒤 유럽 진출을 검토하던 순차 접근을 버리고 투트랙 허가 절차와 현지 파트너사 서브라이선스 계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6) 현장에서 지난 26일 김동건 엘레바 테라퓨틱스 대표는 미국 허가 전이라도 내년 상반기까지 EMA에 신청서를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엘레바와 항서제약은 지난 10월 9일 FDA에 리보세라닙 신약허가신청서(NDA)를 다시 제출하며 네 번째 심사에 들어갔다.
FDA는 통상 재신청 서류 접수 후 30일 안에 클래스 1(2개월 심사) 또는 클래스 2(6개월 심사) 등급을 통보한다. 11월 초 통보될 등급에서 클래스 1로 분류되면 12월 9일 전후로 결론이 나지만, 클래스 2로 넘어가면 심사 기한은 내년 4월 9일까지 늘어난다.
문제는 특허 만료 시점이다. 리보세라닙의 미국 핵심 물질특허는 2024년 이미 만료됐고, 결정형 염조성물 특허도 2029년 6월이면 끝난다. FDA가 제조 품질 관리(CMC)와 연동된 보완 범위를 보수적으로 판단해 클래스 2를 적용하면, 약가 협상과 보험 등재 등 시판 준비를 거치며 미국 내 실제 독점 판매 기간은 2년 남짓으로 줄어든다.
특허청을 통한 최대 5년의 특허 존속기간 연장(PTE) 제도를 밟더라도, 초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HLB로서는 미국 허가 일정에만 매달릴 여유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유럽 카드를 서둘러 꺼낸 배경도 여기에 있다. HLB는 미국에서는 엘레바를 통한 직판 체제를 유지하지만, 유럽 등 기타 지역에서는 개발·판권을 넘기는 서브라이선스를 추진하고 있다. 첫 보완요구서한(CRL) 수령 전 현지 기업들과 진행했던 협상을 되살려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 경상 로열티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유럽종양학회 치료 가이드라인에 이 병용요법이 이미 등재돼 있어, 규제당국 허가만 통과하면 파트너사 유통망을 통해 처방 진입을 서두를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다만 네 번째 도전에서도 규제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HLB 측은 지난 7월 세 번째 CRL의 원인이었던 항서제약 제조시설의 일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실사 결과가 공식 조치 필요(OAI)가 아닌 자발적 시정조치 권고(VAI)로 종결돼 결함이 해소됐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VAI는 경미하거나 자발적 시정이 가능하다는 의미일 뿐, FDA가 본심사에서 해당 시설의 생산 적합성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여전히 FDA 재량에 달려 있다. 완제와 원료 공정 전반을 최종 증명해야 하는 책임이 엘레바가 아닌 항서제약에 있다는 구조적 한계도 남아 있다.
유럽 EMA 심사 역시 미국 승인 흐름과 단절돼 있지 않다. 규제기관 간 독립 심사가 원칙이지만 동일한 임상 3상 데이터를 평가하는 구조에서 미국 허가 지연 사유는 EMA 검토 과정에서도 정밀한 검증 잣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11월 초 예고된 FDA의 심사 등급 통보와 연내 결론 여부가 리보세라닙의 남은 특허 가치는 물론 유럽 파트너십 협상의 성패까지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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