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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46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공략 규제 완화 흐름에도 3상 병행 완주 택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매출 46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의약품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1상과 3상을 동시에 완주하는 정면 승부를 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학술대회(ESMO 2026)에서 26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27'의 임상 1상 세부 데이터를 포스터로 공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1상은 2024년부터 한국을 포함한 4개국에서 근치적 절제 수술과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마친 비소세포폐암 환자 1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SB27 투여군과 미국·유럽에서 각각 승인받은 오리지널 키트루다 투여군을 비교한 결과, 1차 평가변수인 혈중 농도-시간 곡선하면적(AUC)에서 규제기관 기준에 부합하는 약동학적 동등성이 입증됐다.
2차 평가변수인 유효성과 안전성, 면역원성 지표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분자 구조 분석과 약동학·약력학(PK/PD) 데이터가 충분하면 비교 임상 3상을 생략하도록 허용하는 규제 완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 1월 1상 착수 두 달 만인 3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 555명을 대상으로 14개국 93개 기관에서 대규모 3상을 동시에 개시하는 병행 전략을 감행했다.
이 같은 선택의 배경에는 키트루다라는 표적의 특수성이 있다. 미국 MSD가 개발한 키트루다는 2025년 기준 연간 매출 약 317억달러(약 46조원)로 세계 최대 매출 의약품이다. PD-1을 억제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기전으로 폐암, 흑색종 등 16개 이상의 적응증을 보유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규제 문턱을 넘는 최소 기준만으로는 보수적인 글로벌 종양내과 의료진의 처방 전환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3상 유효성 근거가 빈약하면 대형 병원 처방집 진입 단계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회사는 지난 6월 3상 중간 톱라인 분석에서 24주 시점 객관적 반응률(ORR) 비율의 90% 신뢰구간이 0.737~1.071을 기록해 사전 설정된 동등성 마진(0.712~1.405)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학회에서 1상의 AUC까지 구체적 수치로 입증하며 약동학 데이터와 대규모 종양 반응률 데이터를 동시에 갖추게 됐다.
남은 과제는 오리지널사의 방어 전략을 뚫는 실행력이다. MSD는 키트루다 정맥주사(IV) 특허가 주요국에서 만료되는 2028년 전후로 피하주사(SC) 제형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 암젠 등 경쟁사와의 속도전에서 첫 번째 시밀러로 진입하는 퍼스트 무버 지위 확보가 상업적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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