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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임상 반감기·혈중 잔존, 인체 투여 주기와 직결 안 돼 임상 1상서 실제 방출 곡선·유효 농도 증명해야

펩트론이 추진하는 월 1회 투여 비만 치료제의 인체 효능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장기지속형 약물에서 물질 자체의 반감기나 비임상 모델의 혈중 잔존 기간이 인체 투여 주기와 치료 효능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펩트론은 10월 16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마우스에서 확인한 2주 간격 항비만 효능 데이터가 약물의 최대 지속기간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이는 10월 20일 언론 보도로 제기된 특허 명세서상 효능 시험 간격 논란에 대한 반박이었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해 온 월 1회 또는 최장 3개월 투여 주기를 인체에서 구현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약물의 체내 소실 속도를 뜻하는 반감기와 일정 기간 약효가 유지되는 유효 농도 유지 기간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 펩트론은 유럽의약품청 자료를 인용해 세마글루타이드의 반감기가 마우스에서는 약 8시간이지만 사람에서는 약 148시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동물보다 사람에서 소실이 느리므로 2주 간격 동물 시험을 사람에게 일대일로 대입하면 안 된다는 논리다. 다만 이는 원료의약품인 세마글루타이드 자체의 일반적 약동학 특성일 뿐이다.
펩트론의 생분해성 고분자 미립구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접목한 파이프라인 PT403을 인체에 투여했을 때 유효 성분이 어떤 속도로 방출되고 체중 감량 효과를 얼마나 유지하는지에 대한 직접 증명은 아니다.
서방형 제형은 고분자 내부에서 약물이 방출되는 양상과 생체 내 흡수·제거 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미 상용화된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도 사람 반감기가 약 일주일이지만 투여 주기는 7일로 설정돼 있다.
약물이 혈중에 잔류한다는 사실만으로 식욕 억제와 대사 조절에 필요한 유효 치료 농도가 4주 이상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소동물에서 대동물, 인체로 넘어가며 초기 과다 방출이 줄고 반감기가 길어지는 경향은 있으나 이를 바이오의약품 장기지속형 미립구 제형에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비임상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동물 모델에서 오랜 기간 약물이 검출됐다는 데이터도 인체 유효성을 보증하지 못한다. 펩트론은 특허 명세서와 연구 데이터를 통해 랫트에서 35일, 미니피그에서 70일까지 혈중 약물 농도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혈중 미량 검출과 항비만 효과를 일으키는 유효 혈중 농도의 지속은 다른 영역이다. 경쟁사인 지투지바이오는 2022년 등록한 세마글루타이드 서방형 미립구 특허에서 랫트 최장 63일 약물 방출과 3개월 지속형 데이터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비임상 방출 기간 수치만으로 독보적 비교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임상 단계의 효능 검증 공백도 남아 있다. 펩트론은 6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비만 유도 마우스 대상 2주·3주 간격 투여 비임상 결과와 성인 16명 대상 초기 인체 예비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마우스 시험에서 30% 수준의 체중 감량이 관찰됐지만 이 결과가 사람의 월 1회 투여 효능으로 치환되지는 않는다. 성인 예비시험도 단회 투여 후 초기 안전성과 위장관계 이상반응의 내약성을 확인한 수준이었고 체중 감량 유효성을 측정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구체적 인체 약동학 수치도 당시 초록을 통해 공개되지 않았다.
비임상과 인체 임상 사이의 격차는 과거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유한양행은 2011년 2월 펩트론과 40억원 규모로 체결한 지속형 당뇨병 치료제 PT302 기술이전 계약을 지난 3월 상호 합의로 해지했다.
펩트론은 10월 22일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계약 해지 사실을 정기 보고서 외에 별도로 공시하지 않았다. PT302는 1~2주 간격 투여로 혈당 강하와 체중 감소를 동시에 기대하며 임상 2상까지 진행됐으나 상업화를 위한 후속 개발 단계로 진입하지 못했다.
결국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0억원을 수령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동물 모델의 유효성이 인체 내 실제 투약 편의성과 사업성으로 이어지기까지의 높은 문턱을 보여준 셈이다.
펩트론은 8월 25일 건강한 성인 22명을 대상으로 PT403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플랫폼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걷어내려면 비임상 반감기 계산법이나 이론적 설명에 의존하기보다 임상 1상에서 산출될 실제 인체 내 약물 방출 곡선과 유효 농도 지속 시간, 반복 투여 시 축적 안전성을 수치로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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