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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량률은 위고비·마운자로에 밀려…약값 낮춰 장기 처방 환자 확보 한국인 대상 임상 3상 완주…평택 공장서 전 공정 자체 생산

한미약품의 국산 1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오는 29일 일선 의료기관에서 첫 처방을 시작한다.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페는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45호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지 22일 만에 시장 공급에 나선다.
그동안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양강 체제로 굳어져 있었다.
에페는 감량률에서 이들 글로벌 신약에 밀린다. 마운자로는 15㎎ 투여 시 72주 기준 평균 체중 감량률이 약 20%, 위고비는 2.4㎎ 투여 기준 68주 동안 약 15%를 기록했다.
반면 한미약품이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에페는 10㎎ 투여 시 40주 기준 평균 9.75%의 감량률을 보였다. 임상 설계 기간과 환자군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감량 폭만 놓고 보면 열세다.
한미약품은 무리한 감량률 경쟁 대신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약가 정책을 택했다. 에페의 첫 달 투약분 공급가는 12만~13만 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이는 최저 용량 기준 4주 처방 가격이 20만 원대 중후반인 마운자로의 절반 수준이며, 20만 원대 초반인 위고비와 비교해도 초기 용량 기준 약 37~53% 저렴하다.
환자가 용량을 증량하더라도 유지 용량 기준 위고비보다 17%, 마운자로보다 19%가량 낮은 수준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비만 치료제는 비급여 의약품인 만큼 약값 부담이 초기 시도와 중도 탈락을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체질량지수(BMI) 30㎏/㎡ 이하의 한국형 비만 환자군을 겨냥한 임상 데이터도 차별화 포인트다. 에페는 서구권 환자 비중이 높았던 위고비·마운자로와 달리 순수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완주했다.
국내 비만 기준인 BMI 25㎏/㎡ 이상 환자를 분석한 결과 초고도비만이 아닌 BMI 30㎏/㎡ 이하 여성 환자군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소율과 대사 지표 개선이 확인됐다.
여기에 독도마뱀 침 성분에서 유래한 엑센딘-4 기반 약물 특성과 2㎎부터 10㎎까지 5단계 증량 프로토콜을 적용해 오심·구토·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 반응 발생률을 완화했다.
공급의 연속성에서도 국산 치료제의 강점이 부각된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전 세계적 품귀로 국내 도입 초기마다 물량 부족과 유통 왜곡을 겪었다.
한미약품은 경기도 평택의 자체 스마트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의 원액 생산부터 완제 충전, 펜 제형(오토인젝터) 조립까지 전 공정을 직접 소화한다. 해외 본사 배정 물량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갖췄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비만 환자 인식 속에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브랜드 인지도와 강력한 감량 데이터가 이미 자리 잡고 있어서다.
일부 비만 전문 클리닉과 개원가에서 약가 차이보다 감량 효과의 절대적 수치를 우선시하는 처방 관행이 이어질 경우 에페의 처방 영역이 초기 진입자나 약가에 민감한 환자군에 국한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 방어를 위해 공급 단가를 인하하거나 용량별 패키지 프로모션을 도입할 경우 에페의 가격 우위 폭이 좁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페의 시장 안착 여부는 29일 처방 개시 이후 첫 3~6개월 동안 확인될 처방 지속률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 외산 신약이 주도해 온 비만 시장의 판도를 토종 1호 신약이 재편할 수 있을지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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