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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상처 치료 목적 활용 '무허가 의료기기' 판단 직판 전환해도 510(k)·PMA 인허가 필요 지적

로킷헬스케어가 미국 유통 파트너사와의 계약 해지를 택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문제 삼은 규제 장벽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FDA가 지적한 핵심은 광고 문구의 과장이나 유통사의 일탈이 아니라, 1등급 의료기기 면제 범위를 넘어 상처 치료 목적으로 시스템을 활용하려 한 사업 모델 자체의 규제 적법성이다. 유통사를 교체하고 미국 대형 병원 체인과 직판 체제를 구축하더라도 동일한 임상 적응증을 내세우는 한 시판 전 인허가(510(k) 또는 PMA)라는 근본 장벽을 넘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로킷헬스케어는 22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미국 유통 파트너사인 타이즈 메디컬(Tides Medical)과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조치가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한 신규 협력 추진 과정에서 사전에 논의해 온 사안이며, 자사 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 'APLICOR 3D'의 품질 결함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현지 유통사가 마케팅 과정에서 규정 범위를 넘어선 과잉 홍보를 한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FDA 산하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가 10월 6일 타이즈 메디컬에 발송해 20일 공개된 경고장의 내용은 유통사의 단순 홍보 실수를 넘어선다. FDA는 타이즈 메디컬이 로킷헬스케어 장비를 시판 전 신고가 면제되는 1등급 의료기기인 '액상 의약품 분배 장치'로 등록해 두고, 실제로는 환자 자신의 지방조직을 채취·가공해 맞춤형 이식편을 제작한 뒤 당뇨발 궤양, 욕창, 화상 등 급성·만성 상처 치료에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유통했다고 판단했다.
FDA는 이러한 적응증과 작동 방식이 단순 분배 장치의 허용 범위를 벗어났으며, 연방 식품의약품화장품법(FD&C Act)에 따른 시판 전 인허가나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 유통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해당 용도로 제품을 상업적으로 판매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시정 계획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로킷헬스케어가 내놓은 수습책도 의문을 남긴다. 회사는 미국 동부 최대 의료 네트워크 등 대형 병원 체인과 신규 직판 계약을 검토 중이라며 판로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판매 경로를 중간 유통사에서 병원 직판으로 바꾼다고 해서 기기의 규제 지위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FDA가 상처 치료 목적의 3D 프린팅 이식편 제작 자체를 1등급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은 이상, 병원에 직접 공급하더라도 동일한 임상 프로토콜을 사용하면 규제 위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로킷헬스케어가 미국에서 상처 재생 치료 목적으로 장비를 판매하려면 1등급 신고 면제라는 간이 통로를 포기하고 상위 등급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를 정식으로 밟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임상 데이터 확보, 안전성·유효성 심사, 공장 실사 등을 거쳐야 하는 정규 인허가는 최소 수년이 걸릴 수 있어 미국 매출 가시화 시점이 크게 늦춰질 위험이 있다.
신뢰 회복을 위한 재무 체력도 넉넉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로킷헬스케어의 연결 기준 매출은 162억75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6%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약 158억 원에 달해 적자 구조가 이어졌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자회사 로킷아메리카의 나스닥 상장 신청을 철회했고, 2026년 3월 발행한 625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가액도 주가 하락으로 최저한도까지 재조정되는 등 재무 부담이 커진 상태다.
회사는 텔로미어 보호 복합조성물의 특허 출원과 학회 발표 등 신규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시장 우려를 분산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가치의 근간인 장기·피부 재생 플랫폼이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인 미국에서 규제 당국의 제동을 받은 만큼, 파트너사 교체만으로는 투자자와 의료 현장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FDA 지적에 맞춰 정식 임상·허가 절차를 다시 밟을지, 아니면 상처 치료 기능을 배제한 채 제한된 용도로만 기기를 판매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대응 전략이 투명하게 입증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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