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대량생산 수율·공정 재현성 등 CMC 통과가 관건 펩트론 사례처럼 본계약 없이 종료될 가능성도

지투지바이오가 중국 유나이티드 바이오 테크놀로지(UBT)와 맺은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평가 계약이 실제 기술수출 본계약으로 이어지려면 대량생산 수율과 공정 재현성이라는 제조공정(CMC)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투지바이오는 19일 UBT와 대사질환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약물전달 플랫폼 '이노램프(InnoLAMP)'의 평가 계약과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UBT는 지난해 3월 노보 노디스크에 비만·당뇨 후보물질 'UBT251'을 최대 20억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한 이력이 있어 시장의 기대가 쏠렸다. 다만 이번 계약은 본계약이 아닌 12개월 기한의 전임상 적합성 테스트에 그친다.
물질이전계약과 플랫폼 평가는 상대 제약사에 기술 상업화 권리를 부여하거나 확정적 로열티를 받는 라이선스 아웃(L/O)이 아니다. 평가가 끝난 뒤에도 양사가 본계약을 맺지 않고 협력을 종료할 수 있는 비구속적 절차다.
이러한 기술평가 계약의 명암은 펩트론 사례에서 확인된다. 펩트론은 일라이 릴리와 2024년 10월 7일 체결한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2년간 진행한 끝에 지난 10월 7일 후속 상업화 라이선스 계약 없이 평가 절차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2년간 공동연구를 이어갔음에도 본계약으로 전환되지 못한 것은 대량생산성과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기준을 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빅파마는 여러 바이오텍에 동시다발적으로 비독점 평가 계약을 맺고 비교 검증을 진행하며, 전임상 결과만으로는 상업화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의 최대 난관은 고분자 미립구(마이크로스피어) 생산 공정이다. 폴리락틱코글리콜산(PLGA) 등 생분해성 고분자에 약물을 가두는 방식은 투여 직후 약물이 과다 방출되는 초기 급격 방출 현상을 막고 목표 기간 동안 균일한 혈중 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지투지바이오는 멤브레인 유화 방식을 적용해 초기 방출을 억제하고 약물 탑재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6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일라이 릴리의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를 활용해 24시간 초기 방출률 5% 미만, 28일 이상 혈중 농도 유지라는 동물 데이터를 공개했다.
다만 실험실 규모의 동물 실험에서 입증한 방출 제어 능력과 수백만 명에게 투약할 의약품을 만드는 상업 생산 단계의 공정은 차원이 다르다. 미립구 제형은 대량생산 배치마다 입자 크기와 약물 봉입률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고, 스케일업 과정에서 수율이 급감하거나 멸균 공정에서 단백질·펩타이드 구조가 변성되는 난제가 뒤따른다.
글로벌 빅파마가 비만·당뇨처럼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에서 가장 엄격하게 따지는 조건도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대량생산 수율과 생산 단가(COGs)다.
지투지바이오는 이러한 상업화 리스크를 의식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비만·당뇨 치료제 연간 약 700만 명분을 생산할 수 있는 제2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공장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임상용 제제 생산을 넘어 글로벌 상업화 기준을 통과하는 설비 인증과 연속 공정의 수율 검증까지는 여전히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지투지바이오가 2025년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제형 개발 계약과 올해 3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 그리고 19일 공시된 UBT와의 평가 계약이 실제 메가 딜로 이어지려면 대량생산 실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의 진정한 가치는 릴레이 평가 계약의 건수가 아니라 공정 확대 시에도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데이터와 규제기관의 생산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CMC 경쟁력에서 갈린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