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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2500원 신주 110만주 발행…지구홀딩스가 최대주주로 기준주가 1285원에 95% 할증…기업가치 붕괴 여실히 드러나

코스닥 상장 인공지능(AI) 진단기기 기업 노을이 27억5000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 자리를 외부에 넘겨준다.
노을은 23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운영자금 27억5000만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당 2500원에 보통주 신주 110만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증자 대상자는 벤처 투자 지주회사인 지구홀딩스다.
신주 대금 납입이 완료되는 11월 9일 이후 노을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임찬양 대표 체제에서 지구홀딩스로 변경된다.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의 약 10.72%에 불과한 물량만으로 코스닥 상장 바이오텍의 지배구조가 뒤바뀌는 셈이다.
이번 지배권 이전 배경에는 수년간 이어진 기술 상용화 지연과 누적된 영업적자, 주가 폭락에 따른 지분율 희석이 자리 잡고 있다. 노을은 2022년 탈수성 고체 염색 및 AI 기반 올인원 진단 플랫폼 '마이랩'을 앞세워 기술특례로 상장했으나, 글로벌 시장 침투와 신제품 출시가 당초 목표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연구개발비와 해외 인허가 비용으로 판관비 부담이 커지면서 연간 수십억원에서 백억원대의 손실이 반복됐다. 앞서 2025년 9월 24일 이사회 결의로 3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수차례 주식 수가 늘면서 기존 창업진의 지분율은 크게 엷어졌다.
신주 발행가액 산정 내역에서도 시장의 냉혹한 평가가 드러난다. 이사회 전일 기준 노을의 기준주가는 과거 1개월·1주일·최근일 가중산술평균주가를 반영해 1285원에 그쳤다. 상법 제330조의 액면미달발행 제한 규정이 없었다면 시가 기준 14억원 안팎에 불과했을 물량이다.
노을은 액면가 이하 발행 제한에 묶여 기준주가 대비 95.20%의 할증률을 적용해 액면가인 2500원으로 신주가를 확정했다. 시장 가격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가격에도 인수 측이 27억5000만원으로 최대주주 자리를 꿰찬 것은 노을의 시가총액과 기업가치가 그만큼 바닥까지 내려앉았음을 보여준다.
최대주주가 될 지구홀딩스는 기존 유투바이오가 사업회사와 지주사로 물적분할하면서 출범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 등이 주요 주주로 포진해 동반형 사업 지주사를 표방하지만, 최근 결산 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복잡한 3자배정 유상증자와 비상장 자회사 지분 인수를 반복하는 자금 순환 구조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해왔다.
이번에 조달하는 27억5000만원은 신제품 연구개발이나 설비 투자가 아닌 100% 운영자금으로 배정됐다. 고정비 지출을 감당하기에도 빠듯한 규모여서 중장기 턴어라운드 동력보다는 관리종목 지정 우려나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한 응급 처방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금 납입일인 11월 9일 이후 경영권이 지구홀딩스 측으로 원활히 이양될지, 새로운 최대주주가 어떤 방식으로 추가 자금 조달이나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지가 향후 관건이다. 다만 수년간 마이랩의 글로벌 확장과 흑자 전환 목표를 거듭 제시했음에도 30억원도 안 되는 소액 증자에 경영권 핵심을 외부에 넘겨주게 된 점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깊은 불신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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