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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데이터·외부 비임상 지렛대 삼아 초기 단계 생략 니클로사마이드 흡수율 한계 극복·유효성 입증이 최대 숙제

현대바이오가 치료제가 없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치료제 개발에서 임상 2상 직행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성패는 인체에서 약물 노출량을 재현해 유효성을 입증하느냐에 달렸다.
현대바이오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SFTS 임상개발 전략을 공개하고,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제프티(XAFTY·개발명 CP-COV03)의 국내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 5월 환자 투약을 목표로, 과거 확보한 코로나19 임상 데이터와 외부 비임상 연구 결과를 지렛대 삼아 초기 개발 단계를 건너뛰겠다는 구상이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감염병이다. 발열과 구토를 넘어 혈소판 급감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지는 중증 질환으로, 국내 누적 치명률은 약 18%, 70세 이상 고령층은 26%를 웃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280명이 감염돼 41명이 숨졌고, 중환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혈액이나 체액으로 2차 감염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그럼에도 정식 허가된 치료제가 없어 일선 현장은 대증 치료와 질병관리청이 비축한 긴급 도입 의약품에 의존해 왔다.
현대바이오가 주목한 것은 이 같은 치료제 공백과 해외 규제기관의 선례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4년 6월 항바이러스제 아비간(성분명 파비피라비르)을 SFTS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했다. 당시 아비간은 임상 3상에서 환자 사망률 15.8%를 기록해 사전 설정 기준인 12.5%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치료 대안이 없다는 보건상 절박함이 승인을 이끌었다. 현대바이오도 국내 규제당국이 비상 상황을 감안해 신속한 임상 진입과 유연한 심사를 적용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넘어야 할 과학적 장벽은 만만치 않다. 제프티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수십 년간 촌충 구충제로 쓰이며 항바이러스 활성이 확인된 성분이지만, 지용성이 극도로 높아 체내 흡수율과 생체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현대바이오는 무기물 기반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로 흡수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하지만, 제프티 자체로 SFTS 감염 동물의 생존율을 직접 입증한 전임상 완결 데이터는 아직 없다. 회사가 임상 근거로 제시한 자료는 자체 세포실험 결과와 외부 독립 연구진이 다른 니클로사마이드 나노제형으로 수행한 동물실험 데이터, 자사가 진행한 코로나19 환자 293명 대상 임상 2상 안전성·약동학 자료를 조합한 형태다.
결국 식약처 승인과 후속 임상 성패의 핵심은 외부 동물실험에서 100% 생존율을 보인 혈중 약물 농도를 사람 환자에게서 안전하게 재현할 수 있느냐다. 세포 수준의 바이러스 억제 유효 농도와 실제 환자 장기·혈액 내 유지 농도 사이의 괴리는 수많은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이 실패한 결정적 원인이었다. SFTS는 발병 초기 바이러스 증식이 폭발적으로 일어나 급격히 장기 부전으로 진행되는 특성이 있어, 장기 손상 전 조기 투약으로 유효 농도를 유지해야 한다. 고농도 투여 시 독성 문제를 극복하면서 생존율 개선을 통계적으로 입증하는 일은 단순하지 않다.
SFTS는 5월부터 10월 사이에 환자의 95% 이상이 집중되는 뚜렷한 계절성 감염병이다. 연간 발생 환자가 수백 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중증 응급 환자를 대상으로 적기에 동의를 얻어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하는 일 자체가 고도의 운영 역량을 요구한다. 환자 모집 일정이 조금만 어긋나도 다음 해 유행기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해 규제기관 협의 지연은 곧 개발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바이오는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뎅기열 임상 2·3상과 국내 전립선암 병용 임상 1상 변경 신청 등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이어가며 범용 항바이러스 플랫폼의 확장성을 내세우고 있다. 시장과 의약계가 주목하는 것은 코로나19의 좌절을 딛고 돌아온 니클로사마이드 제형이 사람의 SFTS 바이러스를 실질적으로 억제한다는 임상적 유효성 수치를 식약처 검증대 위에서 증명해낼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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