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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주사 펩타이드 약물 알약·캡슐로 전환 연내 비임상 데이터 확보해 기술이전 추진

약물전달체(DDS) 전문 바이오텍 엔바이오셀이 피하주사로 쓰이던 펩타이드 의약품을 알약·캡슐 형태로 바꾸는 플랫폼 'ChargeSMEDDS'를 개발하고, 비만·당뇨 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경구화 연구에 착수했다.
엔바이오셀은 2일 이 같은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지난 4월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고 해외 주요국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내 재현성 있는 비임상 데이터를 확보해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 기술이전 및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현재 처방되는 주요 약물은 대부분 환자가 스스로 복부나 허벅지에 주사를 놓아야 하는 피하주사 제형이다.
주사제는 투약 과정의 심리적 거부감과 통증, 보관의 번거로움 탓에 장기 치료가 필요한 만성 대사질환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글로벌 제약업계는 주사제를 대체할 경구용 펩타이드 제형 기술을 차세대 비만 치료제 시장의 핵심 경쟁 요소로 보고 있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거대 분자 구조 탓에 경구 투여 시 생체이용률 확보가 어렵다. 위산과 단백질 분해효소에 노출되면 유효 성분이 장에 도달하기 전에 파괴되고, 친수성과 큰 분자량 때문에 소장 점막을 통과해 혈관으로 흡수되기도 쉽지 않다.
기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는 흡수촉진제(SNAC)를 고용량 배합하는 방식을 썼다. 그러나 이 제형은 기상 직후 공복 상태에서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하고, 복용 후 최소 30분간 음식물과 물을 모두 삼가야 하는 엄격한 복약 지침이 필요해 편의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엔바이오셀의 ChargeSMEDDS는 자가 미세유화 약물전달시스템(SMEDDS)에 전하 조절과 점막 통과 기술을 결합했다. 지질과 계면활성제 등으로 구성된 제형이 펩타이드 분자를 감싸 보호하고, 캡슐이 위장관 수분과 만나면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로 스스로 조립된다.
이 미세 입자는 소화효소 공격을 막으면서 약물 흡수가 집중되는 소장까지 펩타이드를 운반한다. 흡수촉진제에 의존하지 않아 공복 복용이나 음식물 섭취 제한 같은 까다로운 조건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차별화 요소다.
생산 효율성과 경제성도 확보했다. ChargeSMEDDS는 고압 균질기나 유기용매 회수 설비 등 특수 장비 없이 일반적인 원료 혼합 공정과 캡슐 충전 설비만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합성의약품 캡슐을 만들던 일반 제약사의 GMP 제조 라인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엔바이오셀은 세마글루타이드를 모델 약물로 생체이용률 개선과 재현성 데이터를 입증한 뒤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GLP-1·GIP 복합작용제 티르제파타이드와 아밀린 유사체, 인슐린 등이 주요 확장 후보군이다.
회사는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하기보다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주사형 블록버스터 신약을 보유한 제약사에 경구화 제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엔바이오셀은 2021년 11월 서울대학교 실험실에서 스핀아웃해 출범했다. 경피 전달 플랫폼 'Glidacell'과 경구·점막 전달 플랫폼 'N-Lipozyme'을 개발하며 약물전달 원천기술을 축적해 왔고, 기능성 원료 및 코스메슈티컬 사업으로 기초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정호섭 엔바이오셀 대표는 "좋은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현장에서 제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는 주된 원인은 약물 성분 자체보다 전달 방식의 한계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0년대 수십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약 편의성을 앞세운 경구 제형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주사 바늘에 대한 거부감을 없앤 경구 전달 플랫폼이 검증을 통과하면 특허 만료에 대응해 수명주기를 연장하려는 글로벌 빅파마의 기술도입 수요와 맞물려 상업적 가치가 빠르게 재평가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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