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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움증·안전성은 일부 긍정 신호…후속 임상 재설계 기술수출·상업화 일정 조정 불가피

샤페론이 아토피 피부염 신약 후보물질 누겔의 글로벌 임상 2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샤페론은 경증 및 중등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소 도포형 합성신약 누겔(개발명 HY209겔)의 최종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수령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지난 6월 공개된 톱라인 결과와 마찬가지로 최종 보고서에서도 1차 지표인 습진중증도 평가지수(EASI) 점수 변화율이 대조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정됐다.
이번 임상 2상은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다기관 방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승인을 받아 양국 의료기관에서 수행됐다. 분석 대상군은 실제 투약 후 분석에 포함된 ITT 집단 기준 파트 1에서 33명, 파트 2에서 175명 등 총 208명이었다.
1차 지표는 투약 8주 차 시점의 기저시점 대비 EASI 점수 백분율 변화율을 위약군과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파트 1에서는 HY209겔 0.5%, 1%, 2% 투여군 모두 위약군보다 EASI 점수 감소 폭이 수치상 컸으나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파트 2에서도 고용량군과 저용량군 모두 사전 규정된 양측 유의수준 0.025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증명하지 못했다. 용량 증가에 따른 용량-반응 관계 역시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
다만 2차 지표에서는 일부 임상적 신호가 관찰됐다. 파트 1의 HY209겔 1% 투여군은 8주 차 EASI-50 달성률이 55.56%포인트로 위약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p=0.044). 파트 2에서는 투약 4주 차 최악의 가려움증 수치평가척도(NRS)에서 3점 이상 개선된 환자 비율이 고용량군 39.22%로 위약군(20.75%)보다 18.46%포인트 높았다(p=0.040).
그러나 EASI-50, EASI-75, 환자 중심 습진 평가(POEM), 피부 질환 삶의 질 지수(DLQI) 등 다수 2차 지표에서는 모든 평가 시점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파트 1에서는 치료 후 이상사례(TEAE), 중대한 이상사례(SAE), 중대한 약물이상반응(SADR), 사망 사례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파트 2의 이상사례 발생률은 고용량군 27.12%, 저용량군 24.14%, 위약군 22.41%로 대조군과 유사했다. 중대한 이상사례 1건은 알코올성 췌장염으로 시험약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누겔은 세포막 수용체 GPCR19를 표적해 염증복합체(인플라마좀)를 억제하는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샤페론은 독자적 염증 억제 기전과 도포 부위 자극이 없는 안전성을 앞세워 계열 내 최고 신약 지위를 노려왔다.
회사는 1차 지표 미달 배경으로 임상 과정에서 다수 시험기관의 연구자 요청과 윤리적 판단에 따라 전원에게 기본 보습제를 제한 없이 사용하도록 허용한 점을 꼽았다. 경증 환자 비중이 높아 보습제만으로 위약군의 치료 반응률이 예상보다 높게 형성되며 통계적 격차가 희석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과 한국 의료기관 간 EASI 점수 산정 편차가 크게 나타난 점도 결과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결과는 샤페론의 경영 정상화 국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는 주가 요건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을 해결하기 위해 보통주 5주를 1주로 합치는 액면병합을 단행하고 29일 매매 거래를 재개했다. 기업가치 회복의 핵심 축이었던 누겔의 2상 유효성 미확보는 시장 신뢰 회복과 자본 조달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길 수밖에 없다.
샤페론은 이번 CSR과 원자료 분석을 토대로 임상 프로토콜을 대대적으로 수정할 계획이다. 스테로이드 불응성 환자군이나 중등도 이상의 뚜렷한 염증 병변을 가진 환자로 목표군을 좁히고 투약 용량과 평가지표를 재정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후속 3상 진입 전 핵심 설계 요소를 사전 검증하는 준허가용 임상시험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관건은 글로벌 기술이전(L/O) 협상의 성사 여부다. 샤페론은 다수 글로벌 제약사와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누겔을 포함한 1세대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을 타진해 왔다. 그러나 2상 1차 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않아 잠재적 원매자 설득을 위해서는 세부 하위 데이터에서 명확한 치료적 이점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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