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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파마슈티컬과 7년간 공급, 최소구매의무 조항으로 안정적 매출 확보 사노피 레거시 브랜드 인수 전략, 중국 항암제 시장 급성장과 맞물려 주목

보령이 중국 제약사 이판파마슈티컬과 3836억원 규모의 항암제 탁소텔 수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이 지난해 프랑스 사노피로부터 인수한 글로벌 브랜드를 활용해 역대 최대 규모의 완제의약품 수출 계약을 이끌어낸 것으로, 한국 제약사의 새로운 해외 진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사노피 판권 인수에서 대형 수출 계약까지
보령은 22일 중국 이판파마슈티컬과 유방암 치료제 탁소텔의 중국 수출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3836억5180만원으로, 달러 기준 2억7714만달러에 해당한다. 이는 보령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 1조174억원의 37.71%에 이르는 규모다.
탁소텔은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 등에 널리 쓰이는 글로벌 오리지널 세포독성 항암제다. 보령은 지난해 9월 사노피로부터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 등 19개국의 탁소텔 판권 및 사업권을 2억500만달러에 인수했으며, 올해 6월 최종 인수를 마무리한 바 있다. 이번 중국 수출 계약은 판권 인수 이후 나온 첫 대형 성과다.
계약 기간은 2026년 9월21일부터 2033년 9월20일까지로 설정됐다. 다만 중국 품목허가권 이전이 완료된 시점부터 7년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완료일에 따라 종료일은 변동될 수 있다. 계약 상대인 이판파마슈티컬은 중국 선전 증시에 상장된 제약사로,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이 약 1조600억원에 달하며 전 세계 50여 개국에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최소구매의무 조항이 보장하는 안정적 수익 구조
이번 계약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장치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판파마슈티컬은 매 계약연도 확정 물량의 90% 이상을 구매할 의무를 지며, 미달 시 미달분 전액을 계약 공급단가 기준으로 현금 보상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계약금액의 90%는 구매 또는 현금 보상 방식으로 보령에 지급되는 구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더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가 올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탁소텔이 포함된 탁산계 항암제 시장은 2025년 64억7000만달러에서 2030년 81억1000만달러 규모로 연평균 4.7%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국가암센터 기준 2025년 중국 내 신규 암 환자 수는 약 515만명에 달했으며,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중국 항암제 시장이 2025년 390억달러에서 2034년 1293억달러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탁소텔 사업권 대상 19개국 중 중국이 단연 최대 소비 시장인 셈이다.
김성진 보령 최고전략책임자 전무는 "이번 계약은 탁소텔이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사가 직접 제품 생애주기를 운영하며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7년간의 장기 수요와 공급 기반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해외 매출 3000억원 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레거시 브랜드 인수 전략이 여는 글로벌 확장 가능성
이번 계약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진출 방식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기존에는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보령은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해 직접 글로벌 유통망을 통제하는 전략을 택했다.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로 암 치료 패러다임이 진화하고 있음에도 탁소텔 같은 세포독성 항암제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된 암 치료의 필수 기반으로,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가 뒷받침된다.
보령은 향후 기술이전과 인허가 변경 절차를 거쳐 탁소텔의 생산 거점을 충남 예산캠퍼스의 무균 세포독성항암제 전용 설비로 완전히 이전할 계획이다. 생산 내재화가 완료되면 원가 절감 효과가 극대화되어 영업이익률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시장에서의 대규모 장기 계약 체결을 발판 삼아 보령이 판권을 보유한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시장과 기타 아시아 국가에서도 현지 대형 유통사와의 추가 독점 공급 계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미국 등 주요국에서 제네릭 항암제 공급 부족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오리지널 브랜드의 신뢰도와 한국의 안정적인 제조 역량을 결합한 보령의 탁소텔이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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