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가돌리늄 대체하는 철 기반 경구 조영제, 2억5000만 담도 질환 환자 겨냥 한국 독자 나노 기술로 연 3조원대 글로벌 MRI 조영제 시장 공략 본격화

나노의약품 전문 바이오 벤처 인벤테라가 자기공명 췌담관조영술(MRCP) 특화 조영제 'INV-003액'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제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인벤테라는 17일 전자공시를 통해 "추적 관찰 또는 감별 진단 목적의 MRCP가 필요한 성인을 대상으로 경구용 조영제 INV-003액의 안전성과 내약성, 유효성을 평가하는 1상 임상시험계획을 미국 FDA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독자적 나노 플랫폼 기술이 미국 FDA 임상에 직접 도전하는 만큼, K-바이오 산업의 외연 확장 사례로 주목된다.
MRCP 진단의 한계와 INV-003의 기술적 차별성
MRCP는 췌장과 담도의 구조를 비침습적으로 관찰하는 핵심 검사법이지만, 기존 방식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 위와 십이지장에 있는 소화액이 MRI 영상에서 밝게 나타나 췌담관의 병변을 가리거나 판독을 방해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담낭 및 담관 질환 환자 수가 약 2억5000만 명에 달하고, 조기 진단이 생존율과 직결되는 췌장암·담관암 발병률이 증가하면서 정밀한 MRCP 영상 진단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INV-003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경구용 산화철 기반 T2-MRI 조영제다. 위·십이지장의 신호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췌담관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핵심 기전이다. 인벤테라의 독자 나노 플랫폼 '인비니티(Invinity)'를 적용한 철(Fe) 기반 제제로, 강산성인 위 환경에서도 분산 안정성을 유지하며 면역세포에 의해 소실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안전성을 갖췄다. 체내 축적과 독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돌리늄 기반 조영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의료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1상 임상 설계와 국내외 투트랙 전략
이번 임상시험은 미국 내 단일 기관에서 수행하는 공개·단회 투여·단계적 증량 방식으로 설계됐다. 대상 질환은 MRCP가 필요한 담도·췌장 질환이며, 최대 30명의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약 12개월간 진행된다. 임상의 주된 목적은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해 최대 내약 용량(MTD)을 확인하고, 2상 임상에서 사용할 권장 용량(RP2D)을 결정하는 것이다. 신청일은 한국시간 기준 9월 17일이며 미국시간으로는 9월 16일이다.
인벤테라는 미국 FDA 임상과 동시에 2026년 안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에도 INV-003의 1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외 투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 허가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미국에 이어 호주 특허청(IP Australia)에서도 핵심 플랫폼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 결정을 받으며 글로벌 지식재산권 보호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인벤테라는 임상시험 약물이 최종 허가를 받을 확률이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이라고 안내했다. 실험 설계와 대상자 수, 시험기관 등은 진행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으며, 임상시험과 품목허가 과정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비가돌리늄 조영제 신시장 개척 가능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의 2026년 8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MRI 조영제 시장은 2025년 24억 달러(약 3조2000억 원)에서 2033년 43억 달러(약 5조70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7.8% 성장할 전망이다. INV-003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다국적 제약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범용 가돌리늄 조영제 시장과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췌담관 특화 비(非)가돌리늄 조영제'라는 독자적인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임상은 단순히 조영제 하나의 성패를 넘어, 인벤테라 나노 플랫폼 인비니티의 안전성을 인체에서 입증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1상에서 긍정적인 내약성 결과가 확보되면 회사가 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나노 기술 기반 치료제 영역으로의 파이프라인 확장과 글로벌 기술 수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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