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미국 자회사로 임상·엑시트 분리, 본체 적자 4년째 AACR 포스터 마쳤지만 '구두 발표' 아닌 점은 숙제

에이비엘바이오가 창사 이래 가장 공격적인 '자회사 수혈'에 나선 배경은 단순한 연구개발이 아니라 본체 재무 문제를 풀기 위한 우회로에 가깝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3월3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에 2500만달러(약 377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해 9월 투입한 3000만달러(약 452억원)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A 투자로, 누적 투입액은 5500만달러(약 829억원)에 달한다.
네옥바이오는 2025년 4월 설립된 미국 현지 자회사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대표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인 ABL206(NEOK001)과 ABL209(NEOK002)의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모두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마얀크 간디 대표의 3.49%를 제외하고 에이비엘바이오가 사실상 100% 보유한 구조다.
본체의 적자 흐름은 멈추지 않고 있다. 매출은 2021년 53억원에서 2025년 794억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23억원에서 404억원 수준으로 이어졌다. 결손금도 2021년 3425억원에서 2025년 4362억원으로 불어났다. 매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지난해 GSK와 체결한 4조1104억원 규모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의 계약금 수취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적자 본체가 자회사에 추가 자금을 투입한 이유는 '엑시트'에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올해 1월 JP모건헬스케어콘퍼런스(JPM2026) 현장에서 "네옥바이오의 2개 물질은 임상2상까지 갈 것"이라며 "네옥바이오는 엑시트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자회사가 임상에 성공하면 본체에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는 구조를 그린 셈이다.
네옥바이오가 담당하는 ABL206은 B7-H3과 ROR1을, ABL209는 EGFR과 MUC1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 ADC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토포이소머레이스 I 억제제를 페이로드로 사용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1상 계획을 승인받아 현재 고형암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 중이며, 중간 데이터는 2027년 공개가 예상된다.
차세대 모달리티 경쟁 구도에서 네옥바이오의 포지션은 독특하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몇 안 되는 임상 단계의 이중항체 ADC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계"라며 "네옥바이오는 미국 바이오 회사 중 가장 빨리 임상에 진입한 이중항체 ADC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17~22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암학회(AACR) 연례 학술대회는 1차 검증대였다. ABL206과 ABL209는 20일(현지시간) 'ADC와 링커 엔지니어링' 세션에서 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환자 유래 종양 이식(PDX) 모델에서 종양 퇴행과 바이스탠더 효과가 확인됐고, 비인간 영장류 대상 GLP 독성시험에서도 양호한 내약성이 보고됐다.
그러나 발표 형식은 과제를 남긴다. 구두 발표는 포스터 대비 학회 주목도가 높아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논의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같은 AACR에서 알지노믹스는 간암 유전자치료제 RZ-001을 구두 발표로 공개했다. 비임상 단계 이중항체 ADC가 포스터 발표로 글로벌 기술이전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후속 임상 데이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주가는 이미 팽창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6년 1월 24만7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뒤 조정을 받아 이달 16일 16만6600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2025년 4월 저점(3만1300원) 대비 약 432% 올랐다. 증권사가 제시한 기존 목표주가 대비로도 상당폭 상회해, AACR 데이터 이후 증권사 재평가 방향이 다음 변곡점으로 꼽힌다.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 자체는 두터워졌다. 담도암 치료제 ABL001(토베시미그)은 이달 8일 글로벌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를 통해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추가로 받았다. 2024년 4월 패스트트랙 지정에 이은 두 번째 인허가 혜택이다. 회사는 토베시미그 상업화 시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취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한사바이오파마, 나스닥 상장 추진∙∙∙FDA 승인 앞두고 미국 시장 정면 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