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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실 직접 투여 ICV, 세계 최초 상용화 역대 최대 매출 744억 원∙∙∙글로벌 확장 가속

GC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V'가 인도와 대만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뇌실 내 직접 투여 제형인 '헌터라제 ICV'도 이번에 대만 허가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로써 헌터라제 IV는 전 세계 14개국, 헌터라제 ICV는 4개국에서 품목허가를 보유하게 됐다. 희귀 유전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한국 토종 제약사의 글로벌 영토가 다시 한번 넓어진 셈이다.
헌터증후군(MPS II)은 효소(IDS) 결핍으로 체내에 복합 당이 축적돼 골격 이상, 심장 기능 저하, 인지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약 70%가 중추신경계(CNS) 손상을 동반하는 중증 환자다. 전 세계적으로 남아 10만~17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은 신생아 10만 명당 약 1.07명으로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 기존 정맥주사의 한계를 뛰어넘은 ICV 제형
기존의 정맥주사(IV) 치료제들은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하지 못해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헌터라제 ICV는 환자의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 장벽을 우회해 중추신경계에 약물을 전달한다. GC녹십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제형이다.
일본에서 진행된 헌터라제 ICV의 5년 장기 추적 임상 결과에 따르면, 중추신경계 손상을 일으키는 핵심 물질인 '헤파란 황산염(Heparan sulfate)' 수치가 뇌척수액 내에서 유의미하게 감소해 낮게 유지됐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인지 기능 저하가 지연되거나 일부 개선되는 효과가 입증됐다. 단순 증상 관리를 넘어선 근본적 치료 대안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 인도·대만, 왜 전략적으로 중요한가
인도는 기존 치료제를 투여받는 환자 비율이 매우 낮아 미충족 의료 수요와 잠재 성장성이 큰 시장이다. 반면 대만은 국가 차원의 헌터증후군 조기 신생아 선별검사(NBS) 및 환자 지원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어, 허가 이후 처방 확대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두 시장의 성격이 다른 만큼 GC녹십자의 현지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번 허가 확대의 배경에는 헌터라제의 가파른 실적 성장도 있다. 헌터라제의 지난해 매출은 해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난 744억 원을 기록하며 출시 이후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글로벌 헌터증후군 치료제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13억~15억 달러(약 1조 8,000억~2조 원) 규모이며, 연평균 약 5.5%~9% 성장해 2032~2033년경에는 23억~26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사노피·다케다 독점 깨고 세계 두 번째 개발
과거 헌터증후군 치료제 시장은 사노피·다케다의 '엘라프라제'가 독점하는 구조였다. GC녹십자는 2012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헌터증후군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며 이 구도를 흔들었다. 특히 뇌실 직접 투여 방식(ICV)은 글로벌 빅파마들도 쉽게 성공하지 못한 영역으로, 한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중증 환자의 인지 저하를 막는 ICV 제형을 상용화했다는 점은 국내 바이오산업의 약물 전달(Drug Delivery) 및 희귀질환 R&D 역량을 입증한 사례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헌터증후군 치료의 패러다임이 신체적 증상 완화(IV) 중심에서 뇌 신경 손상 방어(ICV) 중심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 약물이 ICV 방식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GC녹십자의 중증 환자 타깃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GC녹십자는 헌터라제 IV가 이미 진출한 14개국을 발판으로 중동, 중남미(최근 페루 허가 포함), 중국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추가 허가 확대를 추진 중이다. ICV 제형도 현재 4개국(일본, 러시아, 대만 등)에서 허가를 확보한 상태로, 추가 시장 진출이 이어질 경우 전체 헌터라제 포트폴리오의 매출 성장세는 한층 가팔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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