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기존 치료제 한계 넘는 시력 개선 가능성, 임상 1상서 5개월 효과 유지 확인 호주·미국·한국 등 4개국 임상 2a상 신청, 38개월간 64명 대상 검증 착수

한국 바이오 벤처 올릭스가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 'OLX10212'의 임상 2a상 계획을 호주 규제기관에 제출하며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병변 진행을 늦추는 데 그치는 기존 약물과 달리 시력 개선 가능성까지 보여준 이 후보물질이 연 60조 원 규모로 성장하는 지도 모양 위축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와 OLX10212의 차별점
올릭스는 16일 양측성 지도 모양 위축(GA)을 동반한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OLX10212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2a상 계획을 벨버리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Bellberry HREC)에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지도 모양 위축은 망막색소상피 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면서 비가역적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분야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 승인된 GA 치료제들은 병변의 진행 속도를 늦출 뿐 실질적인 시력 개선 효과가 부족하다. 잦은 안구 내 주사로 인한 망막혈관염이나 안구 내 염증 같은 부작용 위험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현재 승인된 GA 치료제는 반복 투여에 따른 안구 내 염증 및 맥락막신생혈관 발생 위험 증가 등 안전성 이슈가 보고되어 여전히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크다"고 밝혔다.
OLX10212는 올릭스의 독자적인 안과 질환 특화 RNA 간섭(RNAi) 플랫폼 'OASIS-Eye'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치료제들이 주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억제하는 데 그치는 반면, 이 후보물질은 망막색소상피 세포 손상과 염증을 유발하는 상위 경로인 'MyD88' 유전자 발현을 직접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앞서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 1상에서는 우수한 안전성과 함께 투여 후 최대 5개월까지 시력 개선이 유지되는 결과가 확인돼 글로벌 제약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4개국 다기관 임상으로 글로벌 데이터 확보 나서
이번 임상시험은 다기관·무작위 배정·모의 시술군 대조 방식으로 설계됐다. 총 64명의 시험대상자를 시험군과 모의 시술 대조군으로 나눠, 시험군은 유리체강 내 주사로 2개월에 1번씩 총 3회 투여받고, 대조군은 같은 일정으로 위약 치료를 받는다. 전체 기간은 치료와 모니터링을 포함해 48주이며, 승인일로부터 약 38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특히 24주 차에 망막의 타원체 구역 손상 진행 억제 여부를 핵심 지표로 평가한다.
임상시험은 호주·뉴질랜드·미국·한국 등 4개국에서 시행되며, 호주 내 최대 6개 기관에서 진행된다. 회사 측은 실시 국가와 기관이 개발 전략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글로벌 임상 네트워크에 포함된 것은 국내 임상 인프라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올릭스는 글로벌 수준의 임상 역량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8월에는 글로벌 빅파마 GSK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20년간 핵산 치료제 개발을 이끈 민지영 박사를 최고개발책임자(CDO)로 영입했다. 이는 글로벌 규제 기관이 요구하는 수준의 임상 데이터 패키징과 전략을 갖추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60조 원 시장 공략과 기술 수출 가능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엠 인텔리전스가 2026년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GA 치료제 시장은 2025년 227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에서 연평균 7.2% 성장해 2035년에는 445억 9,000만 달러(약 59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북미 시장이 4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을 포함한 올릭스의 다국가 임상 전략은 핵심 시장을 직접 겨냥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번 임상 2a상에서 유의미한 시력 개선 및 망막 손상 억제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OLX10212는 기존 약물을 대체할 차세대 RNAi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와의 대규모 기술 수출이나 글로벌 판권 파트너십 체결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올릭스 스스로 밝힌 것처럼 임상시험 약물이 최종 허가를 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에 머물러, 임상 및 허가 과정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한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엔젠바이오, 유상증자 흥행 뒤 남은 과제…조달 규모 3분의 1 토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