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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억 원 비공개 계약 포함 연속 대형 수주 화성공장 증설로 2028년 생산능력 30% 확대

유한양행이 15일 글로벌 제약사와 785억 6,552만 원 규모의 원료의약품(API)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대형 수주로, 2026년 누적 API 수주액은 약 4,700억 원을 넘어섰다. 계약 상대방은 경영상 비밀유지를 이유로 2028년 7월 31일까지 비공개다.
◆ 비공개 계약이 반복되는 구조
이번 계약금액은 5,840만 달러이며, 달러당 1,345.30원(9월 15일 최초 고시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됐다. 최근 매출액 2조 1,866억 원 대비 3.6%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기간은 15일부터 2028년 7월 31일까지이며, 종료일은 양사 합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계약금이나 선급금은 없다.
주목할 점은 계약 상대방의 비공개다. 유한양행은 공시유보 기한인 2028년 7월 31일까지 상대방명을 밝히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이전 수주에서도 비공개 관행이 반복돼 왔다. 글로벌 빅파마가 공급처 이전 사실 자체를 경쟁 정보로 관리하는 업계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이번 건 외에도 9월 1일 1,311억 원, 5월에는 미국 길리어드(2,102억 원)와 브릿지바이오파마(559억 원)와 잇달아 API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네 건을 합산하면 올해 수주액만 약 4,757억 원으로, 전년도 전체 실적을 크게 상회한다.
◆ 탈중국 기조가 수주를 끌어당기다
연이은 대형 수주의 배경에는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추진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중국산 API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를 충족하는 대체 생산지를 찾고 있고, 유한양행의 100% 자회사 유한화학이 그 수혜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현대차증권 김현석 연구원은 9월 8일 보고서에서 "미국 생물보안법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고객사들의 원료의약품 공급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립리서치 아리스도 9월 2일 "cGMP 등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한국 기업으로 위탁 생산 주문이 대거 이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의 신뢰도를 끌어올린 또 다른 축은 자체 신약이다. 폐암 신약 렉라자(미국명 레이저티닙)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 FDA 승인을 받고 글로벌 상업화에 안착하면서 파트너사 존슨앤드존슨으로부터 수령한 누적 기술료(마일스톤)가 3억 달러에 도달했다. 신약을 직접 개발·승인받은 이력이 API 위탁생산 수주에서도 품질 신뢰의 근거로 작용하는 셈이다.
◆ 2028년 증설 완료가 다음 분기점
수주가 급증하면서 생산능력 확보가 관건이 됐다. 유한화학은 현재 안산·화성 공장에서 총 99만 5,350리터 규모의 API 생산능력을 운영 중이며, 화성공장에 29만 2,000리터 규모의 HC동을 추가 건설하고 있다. 2028년 상반기 완공 시 총 생산능력은 약 128만 7,000리터로, 현재 대비 약 30% 늘어난다.
신약 API는 수십 단계의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한 번 검증된 생산라인을 교체하기 어렵다. 파트너십이 장기간 유지되는 구조여서 증설이 완료되면 추가 장기 독점 공급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한양행은 2028년 상반기 HC동 완공과 함께 이번 비공개 계약의 공시유보 기한도 동시에 도래한다. 증설된 생산능력이 실제 가동률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CDMO 사업의 수익 기여도가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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