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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차입금 차환 위한 담보부 사채 발행 2년간 외부 자금 조달 누적 805억 원

삼성제약이 11일 60억 원 규모의 제33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완료했다. 이번 CB는 화성 공장 등을 담보로 잡힌 담보부 사채로, 조달 자금 전액이 기존 고금리 차입금 상환에 투입된다. 신약 개발이 아닌 채무 상환을 위한 자금 조달이라는 점에서 회사의 재무 체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빚을 갚기 위한 빚의 구조
삼성제약은 지난 8월 주가 하락으로 기존 제32회차 CB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대거 행사하면서 약 206억 원을 만기 전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급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8월 하순 상상인저축은행 등에서 연 10%의 고금리로 70억 원을 단기 차입했다.
이번 신규 CB는 표면이자율 1%, 만기이자율 6%로 설계됐다. 인수자 역시 기존에 자금을 빌려줬던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들이다. 결국 10%짜리 빚을 6%짜리 빚으로 갈아타는 리파이낸싱에 해당한다.
2년간 805억 원 외부 자금 조달
삼성제약의 자금 조달 이력을 살펴보면 규모가 적지 않다. 2024년 2월부터 최근까지 유상증자 406억 원, 제32회차 CB 269억 원, 금융권 차입 70억 원, 이번 제33회차 CB 60억 원 등 총 805억 원의 외부 자금을 끌어왔다.
이번 CB의 전환가액은 1,346원이며 전환 시 발행 주식 수는 445만 7,652주로 기발행 주식 총수 대비 약 4.73%에 달한다. 만기일은 2029년 9월 11일이다. 향후 전환권이 행사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도 불가피하다.
R&D 투자는 늘었지만 재원은 미지수
2026년 상반기 기준 삼성제약의 연구개발(R&D) 비용은 약 19억 원으로 매출 대비 비중이 10.2%까지 올라갔다. 1분기 7.4%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R&D 인력도 기존 18명에서 25명으로 확충했다.
다만 이번 CB 조달 자금 60억 원 전액이 채무 상환에 쓰이는 만큼 핵심 파이프라인인 알츠하이머 및 진행성 핵상 마비(PSP) 임상시험 재원은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R&D 확대 의지와 실제 자금 여력 사이의 괴리가 뚜렷하다.
K-바이오 자금 조달 악순환의 단면
삼성제약의 사례는 한국 중소형 바이오 섹터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코스닥 바이오 기업 다수가 주가 부진으로 CB 전환가액을 밑돌면서 풋옵션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유상증자나 담보부 사채 등으로 연명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자금 조달 목적이 본연의 신약 개발인지 단순 채무 상환인지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벤처캐피털 펀딩이나 빅파마 M&A가 활발한 미국 시장과 달리 한국만의 독특한 금융 생태계 리스크라는 분석이다.
GV1001 임상 성과가 분수령
삼성제약의 재무 리스크 해소 여부는 모회사 젬백스앤카엘로부터 도입한 핵심 파이프라인 GV1001의 임상 성과에 달려 있다. 현재 PSP 치료제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품목 허가 심사를 대기 중이며 204명 규모의 국내 임상 3상 진입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내 조건부 허가 승인이나 3상 임상 개시 등 가시적 모멘텀이 나온다면 주가 반등과 함께 재무 부담을 덜 수 있다. 반대로 규제 승인이 지연될 경우 기존 차입금과 신규 CB 물량이 오버행으로 작용하며 주가 상승을 억누를 전망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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