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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장내 매도로 0.02%p 하락 AI·다중진단으로 흑자 전환 성공

씨젠 최대주주 천종윤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28.80%에서 28.78%로 0.02%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천 대표이사와 특별관계자 27명이 보유한 씨젠 주식은 1,503만 84주로 집계됐으며, 직전 보고(4월 28일) 대비 9,200주 줄었다. 경영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변동은 아니지만, 이번 공시를 계기로 씨젠의 사업 구조 전환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지분 변동은 특별관계자인 천종태 씨(7,500주), 천병철 씨(1,200주), 천희옥 씨(500주)가 각각 장내 매도한 데 따른 것이다. 천 대표이사 본인의 지분은 950만 8,880주(18.21%)로 변동이 없었으며, 씨젠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는 5,222만 5,994주다.
이번 공시에서는 담보·질권 계약 변경도 함께 확인됐다. IBK기업은행에 설정한 30만 주 규모 질권을 해지하고, 미래에셋증권 담보 18만 3,151주를 상환했으며, KB증권에 19만 5,122주를 새로 담보로 설정했다. 천 대표이사는 보유 목적에 대해 최대주주로서 회사 경영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이사 선임·해임 등 구체적인 세부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 3년 만의 흑자 전환, 비코로나 제품이 이끌다
지분 변동보다 시장이 더 주목하는 부분은 씨젠의 실적 회복세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실적 하락을 겪었던 씨젠은 2025년 연간 매출 4,742억 원(전년 대비 14.5% 증가), 영업이익 345억 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증권가는 2026년 매출이 5,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비코로나 신드로믹(증상기반 다중진단) 제품군이다. 한 번의 검사로 여러 병원체를 동시에 찾아내는 방식으로, 자궁경부암(HPV), 성매개 감염(STI), 소화기 감염 등 비호흡기 진단 매출이 2026년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단일 바이러스 의존도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다중 진단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한 결과다.
■ MS·스프링거 네이처와 손잡고 '플랫폼 기업' 도약
씨젠은 단순 진단키트 제조사에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과학 저널 출판사 스프링거 네이처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자체 개발한 진단시약 자동화 시스템(SGDDS)을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무상 공유하는 'OneSystem'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MS 애저(Azure) AI 및 패브릭(Fabric) 도입으로 대규모 유전체 분석 시간은 기존 7시간에서 20분으로 단축됐다. 비전문가도 하루 만에 진단 제품 기획을 완료할 수 있어 연구 인력의 업무 효율이 75% 향상될 것으로 분석된다. MS 글로벌 헬스 및 생명과학 부문은 씨젠의 AI 기반 개발 자동화 시스템이 "차세대 바이오 연구 방법론의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기술 공유 생태계가 확장될 경우, 전 세계 4만 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씨젠 시스템 위에서 1,000개 이상의 진단 시약을 동시에 개발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향후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각국이 씨젠 기술과 MS AI를 활용해 자국 내에서 즉각적으로 진단키트를 개발·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방역망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 재무 체력과 시장 성장성, 두 마리 토끼
업계 전문가들은 씨젠의 재무 구조를 경쟁 우위의 핵심으로 꼽는다. 해외 투자분석기관 코알라게인즈(KoalaGains)는 2025년 12월 분석 보고서에서 "씨젠은 팬데믹 기간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 동급 규모 기업 중 보기 드문 부채 없는 강력한 현금 보유력을 갖췄다"며 이를 비코로나 신드로믹 시장 개척과 공격적 R&D 투자의 핵심 원동력으로 지목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글로벌 분자진단 시장은 2025년 159억 달러에서 2035년 309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6.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search and Markets). 씨젠은 전체 매출의 약 90%를 유럽 등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어 이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권 안에 있다. 2020년 팬데믹 초기 2주 만에 진단키트를 개발하며 'K-방역'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씨젠이, 이번에는 AI 융합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의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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