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특별법 시행으로 인과성 추정 적용 보상 기각자도 재심의 신청 가능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특별법에 따른 '특례 이의신청' 기한이 2026년 10월 23일로 정해져 있다며 대상자들의 기한 내 신청을 21일 공식 촉구했다. 2021년 2월부터 2024년 6월까지 국가 주도로 실시된 임시예방접종 이후 피해를 입었으나 기존 감염병 예방법 체계에서 보상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사실상 마지막 구제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특별법은 2025년 4월 22일 국회에서 제정돼 같은 해 10월 23일부터 시행됐다. 제정 배경에는 초기 보상 체계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깔려 있다. 기존 감염병 예방법은 백신 접종과 이상반응 간 '엄격한 의학적 인과성' 입증을 요구했는데, 질병관리청 통계 기준으로 전체 피해보상 신청 건수는 약 10만 건에 달했지만 승인율은 25~26% 수준에 그쳤다. 특히 사망 및 중증 사례에 대한 인과성 인정률은 제도 초기 1% 내외에 불과해 피해자 단체와 유가족의 강한 반발을 샀다.
■ 입증 책임 완화가 핵심
특별법의 핵심은 '인과성 추정' 규정이다. 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에 시간적 개연성이 있고 다른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면,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법적으로 추정한다. 이명, 안면신경마비, 이상자궁출혈 등 15개 이상의 질환이 새롭게 보상·지원 대상에 포함됐고 관련 예산도 대폭 증액됐다. 기존에 보상이 기각됐던 사람들도 이의신청을 통해 특별법 기준을 적용받아 재심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전 제도와의 결정적 차이다.
이의신청 기한은 결정 시점에 따라 구분된다. 특별법 시행 전 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이내인 2026년 10월 23일까지 1회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특별법 시행 이후 새롭게 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심의 결과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단, 기존 감염병 예방법에 따른 결정에 불복해 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는 이의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 글로벌 비교에서도 이례적 사례
신청 절차는 피접종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보건소를 방문해 이의신청서와 필요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추가 자료가 있으면 함께 제출할 수 있으며, 접수 이후에는 재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질병관리청장이 최종 보상 여부를 결정하고 신청인에게 통보한다.
국제적 맥락에서도 한국의 이번 특별법은 주목받는다. 미국의 CICP(반대급부 청구 프로그램)와 영국의 VDPS(백신 피해보상 프로그램)의 코로나19 백신 피해보상 승인율이 2~3%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보상 범위는 상대적으로 폭넓다. 기존 법령으로 기각된 사례까지 소급 적용해 재심의할 수 있도록 한시적 기회를 부여한 것은 일본이나 대만 등 보상 기준이 유연한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적극적인 국가 책임 모델로 평가된다.
다만 피해자 단체 측은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가족협의회는 "의학 전문가들조차 명확히 규명하기 힘든 인과성을 일반인이 입증하거나 모호한 심사 기준을 통과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며 심사 기준의 투명성과 추가적인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재심위원회가 마감일 이후 쇄도할 수 있는 재신청 물량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행정적 역량 문제가 과제로 거론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특별법 시행 전 결정을 받은 대상자들이 2026년 10월 23일까지 신청 가능 여부와 필요 서류를 미리 확인해 기한 내 신청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자세한 사항은 질병관리청 누리집(www.kdca.go.kr) 또는 주소지 관할 보건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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