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빛 자극 제거 후 24시간 내 신경전달 원상 회복 뇌 신경회로 불안 행동 조절·인슐린 분비 제어 확인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신경 신호를 차단했다가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광학 제어 플랫폼을 개발했다.
DGIST(총장 이건우)는 19일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연구단 엄지원 교수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앨리스 팅 교수팀과 공동으로 이 같은 플랫폼 'LATeNT'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시냅스는 신경세포가 정보를 주고받는 연결 부위다. 시냅스 신호 이상은 불안장애, 우울증,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기존 광유전학 기술은 주로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조절하는 데 머물렀고, 특정 시냅스의 신호 전달을 장시간 억제한 뒤 다시 완전히 되돌리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빛을 감지하는 LOV(light-oxygen-voltage) 단백질에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절단하는 파상풍 신경독소를 결합해 LATeNT를 설계했다. 특정 파장의 파란 빛을 쬘 때만 신경전달에 필수적인 VAMP2 단백질을 잘라 시냅스 신호를 억제한다. 빛 자극이 사라지면 약 24시간 안에 신경전달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가역적 특성을 보인다.
LATeNT는 약한 파란 빛 자극만으로도 강한 신경전달 억제 효과를 냈다. 연구팀은 기억과 감정을 조절하는 해마의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 신호를 쥐 모델에서 일시적으로 차단해 이 신경세포가 불안 관련 행동을 조절하는 뇌 신경회로에 핵심적임을 확인했다. 억제 효과는 기존 광유전학 도구보다 강하고 오래 지속됐다.
나아가 연구팀은 중추신경계뿐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에도 LATeNT를 적용해 빛으로 인슐린 분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결과는 LATeNT가 뇌 신경회로 연구를 넘어 대사·면역 질환 연구와 합성생물학 기반 유전자 회로 설계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임을 시사한다.
엄지원 교수는 “LATeNT는 특정 시냅스 단백질의 기능을 시공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최초의 분자 도구”라며 “향후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유전자 전달 기술이나 약물 제어 시스템과 결합하면 뇌·신경 질환은 물론 암, 대사·면역 질환에도 적용 가능한 개인 맞춤 정밀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DGIST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연구단과 스탠퍼드대학교가 공동으로 수행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노희광·김동욱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달 3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에 온라인 게재됐다. 네이처 메소드는 해당 분야 JCR 기준 상위 0.6%, 영향력지수(IF) 28.3의 학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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