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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승소로 6,000억 배상금 무효 거래 재개·M&A 재부상 가능성 주목

이오플로우가 18일 20억 원 규모의 제6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영구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 대상자는 넥스티오투자조합 7호이며, 납입일은 9월 9일이다. 회사 측은 발행 목적을 일반 운영자금 마련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영구채 발행의 핵심은 재무구조 개선에 있다.
영구 전환사채는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기업이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오플로우는 2025년 3월부터 코스닥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감사의견 거절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으나, 그 배경에는 미국 인슐렛(Insulet)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비롯된 막대한 우발채무가 있었다. 2024년 12월 미국 1심 배심원단은 이오플로우에 4억 5,200만 달러(약 6,000억 원)의 배상금을 평결했고, 2025년 4월에는 글로벌 판매 영구 금지 명령까지 내려졌다.
■ 항소심에서 배상금 전액 무효화
그러나 2026년 5월 28일, 미국 연방항소법원(CAFC)이 1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항소법원은 인슐렛이 법적 시효(3년)를 넘겨 지각 제소했다는 이유로 배상금과 판매 금지 명령을 모두 무효화했다. 4억 5,200만 달러에 달했던 배상금이 사실상 0원이 된 셈이다.
이번 영구채 발행은 이 승소 이후 약 세 달 만에 이뤄진 것으로, 회사가 재무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행보로 읽힌다. 이오플로우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이오패치)를 상용화한 기업으로, 인슐렛이 독점해 온 시장에 직접 도전장을 내민 구도였다.
■ 영구채 구조, 투자자에게 불리하지 않나
이번 사채의 표면이자율은 연 0%이며 만기보장수익률은 연복리 5.0%다. 최초 만기일은 2056년 9월 8일로 30년이며, 발행회사의 선택으로 만기를 무제한 연장할 수 있다. 사채권자는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없고, 전환청구는 2027년 9월 9일부터 가능하다. 최초 전환가액은 주당 6,000원이며, 기준 전환 가능 주식 수는 33만 3,333주다.
금리 구조는 단계적으로 오른다. 발행 후 3년이 지난 2029년 9월 9일부터 표면금리에 4%p, 만기보장수익률에 1%p가 가산되고, 이후 매 3년마다 각각 2%p, 1%p씩 추가된다. 두 금리 모두 연 20%가 상한이며, 조정된 만기보장수익률은 발행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발행회사가 이자 지급을 정지할 수 있는 조항도 있지만, 직전 12개월 내 배당 결의나 자기주식 매입이 있었던 경우에는 정지가 불가능하다.
이런 구조는 발행회사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만기 연장 권한이 발행회사에 있고 사채권자의 중도상환 요구권이 없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사실상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구조다. 다만 금리 스텝업 조항과 전환권이 투자자의 수익 보완 수단으로 작동한다.
■ 메드트로닉 인수설 재점화 가능성
소송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M&A 시장에서도 이오플로우를 둘러싼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2023년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Medtronic)은 이오플로우 인수를 추진하며 기업 가치를 7억 3,800만 달러(약 9,700억 원)로 평가했으나, 당시 소송 리스크로 인해 인수가 무산됐다. 지금은 그 리스크가 사라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2026년 내 한국거래소의 상장 유지 결정과 주식 거래 재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가 재개될 경우, 오랜 기간 자금이 묶였던 소액주주들에게도 숨통이 트이게 된다. 이오플로우가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유럽·중동 수출 재개와 미국 FDA 승인 절차를 병행할 경우,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의 M&A 타깃으로 재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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