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5년 생존율 2%, 2차 치료제 공백 정조준 FDA 패스트트랙·희귀의약품 잇따라 지정

한독이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 HD-B001A(성분명: 토베시미그·Tovecimig)의 국내 임상 2상을 마무리하고, 미국 파트너사 컴패스 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가 주도하는 미국·한국 동시 임상 2/3상(COMPANION-002)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MFDS)가 HD-B001A를 글로벌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키움 프로그램에 선정하면서, 국내 규제 당국의 제도적 지원까지 가세했다.
담도암(담관암·담낭암 포함)은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고 전이성 담도암의 5년 생존율이 2%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극히 나쁜 난치암이다. 전 세계에서 매년 약 21만 명이 새롭게 진단받고, 미국에서만 연간 약 2만 3,0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특히 1차 화학요법 실패 이후를 위한 승인된 2차 표준 치료제가 사실상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서 오랫동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 DLL4·VEGF-A 동시 차단, 내성 극복 설계
HD-B001A는 종양 내 신생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DLL4와 VEGF-A 두 신호전달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항체 신약이다. 원천 기술은 국내 신약 개발사 에이비엘바이오(ABL Bio)가 자체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최초 개발했으며(원개발명: ABL001), 한독은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국내 4개 기관 임상 2상을 주도했다. 기존 VEGF 억제제가 유발하는 내성 문제를 극복하도록 설계된 점이 이 후보물질의 핵심 차별점이다.
컴패스 테라퓨틱스는 글로벌 판권(한국·중국 제외)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독은 컴패스 테라퓨틱스의 주요 지분을 가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두 회사는 글로벌 임상 프로토콜을 공유하며 협력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 ORR 17.1% vs 5.3%, 통계적 유의미성 확인
2025년 4월 발표된 임상 2/3상 탑라인 데이터에 따르면, 2차 치료군에서 토베시미그와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의 객관적반응률(ORR)은 17.1%로, 파클리탁셀 단독요법(5.3%)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p=0.031)을 입증했다. 컴패스 테라퓨틱스 CEO 토마스 슈츠는 "진행성 담도암은 기존 치료제의 반응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이라며 "임상 결과는 1차 치료 후 대안이 없는 대다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규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HD-B001A는 2024년 4월 미국 FDA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정을 받은 데 이어, 2026년 4월에는 희귀의약품(Orphan Drug)으로도 지정됐다. 두 지정 모두 FDA 심사 과정에서 개발사와의 긴밀한 소통 기회와 심사 기간 단축 혜택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상용화 경로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 전문가들도 이 후보물질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담도암재단(Cholangiocarcinoma Foundation) 최고의학책임자(CMO) 후안 발레는 "현재 2차 치료 환경에서 승인된 대안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환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의 지속적인 진전과 임상 성과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 시장 규모 2034년 30억 달러 전망, 적응증 확장도 주목
글로벌 담도암 치료제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1억~15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인구 고령화와 표적항암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평균 약 8% 이상 성장해, 2034년경에는 30억 달러(약 4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확보된 1차 평가지표(ORR) 결과 외에, 2026년 하반기 이후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 등 2차 평가지표 데이터가 추가로 도출될 예정이다. 이 데이터의 방향성에 따라 글로벌 담도암 2차 표준 치료제로서의 입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또한 DLL4·VEGF-A 이중 억제 메커니즘은 담도암 외에 대장암, 위암 등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른 고형암으로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파이프라인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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