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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속 CRL, 약효 아닌 중국 공장 탓 VAI 판정으로 재신청 길 열렸다

에이치엘비(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2026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2024년 5월, 2025년 3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CRL로, 국내 바이오 업계의 미국 직상업화 첫 사례를 향한 도전이 또다시 좌절됐다.
세 차례 모두 약물의 효능이나 안전성이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FDA의 지적은 일관되게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의 제조·품질관리(CMC) 이슈에 집중됐다. 이번 3차 CRL의 직접적 원인은 리보세라닙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는 항서제약 공장이 지난 4월 FDA의 현장실사(cGMP 실사)에서 지적사항(Form 483)을 받은 것이었다.
■ 임상 데이터는 '역대 최장'인데 공장이 발목
글로벌 임상 3상(CARES-310) 결과는 의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란셋 종양학(The Lancet Oncology)'에 게재된 해당 연구에 따르면, 병용요법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3.8개월로 대조군인 소라페닙(15.2개월)을 크게 앞섰다. 글로벌 간암 임상 역사상 가장 긴 생존기간이다.
객관적 반응률(ORR)도 병용요법 투여군이 27%로, 대조군(6%) 대비 월등히 높은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가산 아부-알파(Ghassan Abou-Alfa) 교수는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간암 환자에게서 역사상 가장 긴 생존율을 보여주었으며, 절제 불가능한 간암 1차 치료에 있어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 CRL 수령 직후 VAI 판정, 재신청 가능성 열려
이번 CRL 수령 직후인 7월 15일, FDA는 문제가 됐던 API 제조시설에 대해 '자발적 시정조치 권고(VAI, Voluntary Action Indicated)' 등급을 부여하며 실사를 종결했다. VAI는 규제 당국의 강제 조치가 필요한 수준의 결함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약 승인의 핵심 걸림돌이 해소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다만 완제의약품(DP)을 생산하는 항서제약의 별도 공장도 Form 483을 수령한 상태여서, 완전한 장애물 제거까지는 추가 절차가 남아 있다. 항서제약은 7월 말까지 FDA에 시정·예방조치(CAPA)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며, FDA가 이를 수용할 경우 HLB는 즉각 신약허가신청(NDA) 재제출에 나설 방침이다. 엘레바 테라퓨틱스 김동건 CEO는 "임상 유효성이나 안전성 데이터와 관련된 지적사항이나 추가 임상시험 요구는 없었다"며 "FDA와 긴밀히 협의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재신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신약 승인을 추진할 때 해외 파트너사의 제조 시설 관리와 규제 대응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선례로 지목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CDMO(위탁개발생산) 또는 파트너사를 활용하는 구조에서 FDA 실사 리스크가 상수로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약효 데이터가 아무리 우수해도, 제조 공급망 관리가 허가 일정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글로벌 간암 시장과 하반기 파이프라인 모멘텀
글로벌 간세포암(HCC) 치료제 시장은 2026년 약 66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에서 2033년 약 108억 달러(약 1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보세라닙이 FDA 승인을 받게 되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체 개발 항암제를 기술 수출(라이선스아웃) 없이 미국 시장에서 직접 상업화하는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LB는 간암 신약 외에도 담관암 2차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의 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리라푸그라티닙은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돼 2026년 9월 25일(PDUFA date)에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간암 NDA 재제출 시점과 담관암 허가 결정이 맞물리는 하반기가 HLB의 글로벌 규제 성과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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