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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반감기 7.6시간서 23.1시간으로 김빛내리 팀, 바이러스 RNA 보호 기전

바이러스에서 유래한 짧은 RNA 요소가 mRNA를 더 오래 유지시키고 단백질 생산량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 연구팀은 17일 국제 학술지 셀(Cell)에 이런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mRNA는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특성 때문에 단백질 생산 지속 시간이 짧다.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분자 말단의 폴리(A) 꼬리인데 이 꼬리가 짧아지면 mRNA가 분해에 취약해진다. 이번 발견은 코로나19 백신으로 익숙해진 mRNA 기술의 지속성과 효율을 높일 단순한 방법을 제시한다.
바이러스 역시 숙주 세포에서 증식하기 위해 자신의 RNA를 온전히 유지해야 한다. 연구팀은 오랜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바이러스의 RNA 보호 전략이 치료용 mRNA를 안정화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척추동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337종의 유전체를 약 20만 개의 짧은 조각으로 나눠 각 조각이 mRNA 양과 번역, 단백질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시험했다.
그 결과 수백 개의 바이러스 RNA 조각이 유전자 발현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다수는 세포 효소인 말단뉴클레오티딜전이효소4(TENT4)에 의존했다. TENT4는 혼합 테일링이라는 과정으로 mRNA의 폴리(A) 꼬리를 늘려 RNA 분해를 늦춘다.
연구팀은 TENT4에 의존하는 요소 23개를 19개 바이러스 속에서 찾아 염기서열과 구조, 보조인자 사용 방식에 따라 6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이런 다양성은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같은 숙주 RNA 안정화 경로를 독립적으로 활용하도록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폴리(A) 꼬리 연장을 촉진하는 바이러스 RNA 요소를 통틀어 ‘테일론’이라고 명명했다.
TENT4 없이 작동하는 요소도 확인됐다. 가장 강력한 것은 포타미피바이러스에서 유래한 Pt1으로, 폴리(A) 중합효소 감마(PAPγ)와 알파(PAPα)를 직접 불러들여 mRNA를 안정화했다.
이들 효소는 원래 핵에서 갓 만들어진 전구 mRNA에 폴리(A) 꼬리를 붙이는 역할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PAPγ와 PAPα의 일부가 세포질에도 존재하며 Pt1이 전사 후 폴리(A) 꼬리 연장에 이들을 동원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선형 mRNA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해 원형 RNA가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원형 RNA는 양 끝을 이어 붙여 분해 저항성이 높지만 단백질 생산 효율이 낮고 제조가 복잡하다. 배양 세포에서 기존 선형 mRNA의 반감기는 약 7.6시간, Pt1을 추가한 선형 mRNA는 23.1시간, 원형 RNA는 24.9시간으로 나타났다.
앞서 연구팀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한 연구에서 Pt1과 A7 같은 테일론을 포함한 선형 mRNA가 원형 RNA와 비슷한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전체 단백질 생산량은 약 9배 많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A7은 치료용 mRNA에 널리 쓰이는 변형 뉴클레오시드인 N1-메틸슈도유리딘과 함께 사용해도 효과를 유지했다.
생쥐 실험에서 테일론을 포함한 선형 mRNA는 원형 RNA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만들었고 단백질 생산 신호가 최대 2주까지 이어졌다. 기존 선형·원형 mRNA의 신호는 1~3일 안에 사라졌다.
연구팀은 테일론이 mRNA 수명과 단백질 생산량을 늘려 치료에 필요한 mRNA 양을 줄이고 용량 관련 부작용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일론은 짧은 RNA 서열이라 기존 mRNA 설계에 그대로 넣을 수 있어 확립된 제조 공정과도 호환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백신을 넘어 암·면역 치료와 단백질 대체 치료 등으로 mRNA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감염병 연구 대상일 뿐 아니라 진화가 다듬은 분자 도구를 담은 생물학적 자원이라는 점도 보여줬다.
김빛내리 단장은 “바이러스는 RNA를 보호하는 매우 효율적이고 다양한 방식을 진화시켜 왔다”며 “이런 생존 전략을 체계적으로 찾아냄으로써 더 강하고 오래가는 mRNA 기술을 개발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IBS RNA 연구단이 10년 넘게 진행해 온 RNA 안정성 조절 기전 연구의 연장선에 있다. 김빛내리 단장은 세포가 RNA 말단을 변형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비정형 RNA 테일링’ 경로를 규명한 공로로 HFSP 나카소네상을 받았다.
논문은 ‘척추동물 바이러스 RNA 요소의 기능 지도’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다. DOI는 10.1016/j.cell.2026.07.03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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