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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와 부채 맞교환 구조 7,701만 주 오버행 리스크 잔존

에이프로젠이 계열사 앱토크롬을 대상으로 500억 원 규모의 제34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이사회 결의했다. 조달 자금 전액은 채무상환에 쓰인다. 표면적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존 단기 차입금을 장기 CB로 대환하는 구조여서 새로운 현금 유입은 없다.
에이프로젠은 앱토크롬에 대한 기존 대여금 채무를 이번 CB 발행 대금 납입과 상계 처리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완결한다. 단기 상환 부담을 장기 자본성 부채로 전환해 당장의 유동성 압박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 계열사 간 CB 대환의 이면
이번 CB의 만기는 2031년 8월 21일이며, 표면이자율 2%, 만기이자율 4%다. 전환가액은 주당 2,552원으로, 전환 청구는 2027년 8월 22일부터 2031년 7월 21일까지 가능하다.
전환 가능 주식 수는 1,959만 2,476주로, 현재 발행주식총수(2,482만 5,953주) 대비 44.11%에 해당한다.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낮춰주는 리픽싱 최저 한도는 1,787원으로 설정됐다. 최초 전환가(2,552원)의 약 70% 수준이다.
회계·지배구조 전문가들은 계열사 간 반복적인 CB 대환 거래에 대해 현금 투입 없이 그룹 내부 지배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분 희석 피해는 소액 주주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 기존 미상환 사채까지 합치면 오버행 규모 7,701만 주
에이프로젠에는 이번 발행분 외에도 1,510억 원 규모의 미상환 사채권이 남아 있다. 이번 신규 CB까지 전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총 전환 가능 주식 수는 7,701만 3,939주에 달한다.
현재 발행주식총수(2,482만 5,953주)와 비교하면 세 배를 훌쩍 넘는 잠재 물량이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아야 전환이 이뤄지지 않지만, 리픽싱 조항이 작동할 경우 전환 가능 주식 수는 더 늘어난다.
한국의 CB 리픽싱 제도는 미국·유럽과 달리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자동으로 하향 조정하는 구조다. 자본시장연구원(KCMI)을 비롯한 금융 분석가들은 이 제도가 채권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반면 기존 주주에게는 지속적인 희석 압력을 가하는 구조라고 분석한다.
■ 바이오시밀러 성과가 재무 리스크 상쇄할 변수
에이프로젠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AP063)에 대해 미국 FDA와 유럽 EMA로부터 임상 3상 면제 합의를 이끌어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89억 달러(약 12조 원)로 추산된다.
오송 공장의 2,000L급 관류식 배양기를 활용한 CDMO 사업도 본격 수주 단계에 진입할 경우,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사업 성과가 가시화된다면 현재의 재무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
다만, 2028년 2월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지는 시점이 변수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도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계열사인 앱토크롬조차 주식 전환 대신 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그룹 전체의 유동성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에이프로젠의 이번 CB 발행은 국내 메자닌 시장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2026년 상반기 고금리 기조와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국내 기업들의 주식관련사채 발행이 급증했으며, 올해 발행된 주식관련사채는 총 312건, 약 8조 7,710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75.7%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이프로젠의 선택은 이런 시장 환경에서 나온 구조적 대응이기도 하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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