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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계열 운용사 동원해 269만4448주, 지분율 5.03% 헬릭스미스·신라젠 손실 이후…이번엔 이익 내는 바이오를 골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알테오젠 지분 5.03%를 확보하는 데 6916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는 지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알테오젠 주식 269만4448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 기준일은 7월31일이며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다. 7월30일 267만175주(4.98%)에서 하루 만에 2만4273주를 장내에서 더 사들이면서 5%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
13개 법인이 나눠 담은 6916억원
매수 주체는 한 곳이 아니었다. 보고자인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와 특별관계자 12곳, 모두 13개 법인이 각자 운용하는 펀드와 고객 계좌를 통해 주식을 나눠 보유했다.
최대 보유 법인은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로 152만4675주(2.84%)를 갖고 있다. 이어 블랙록 인스티튜셔널 트러스트가 48만6925주(0.91%), 블랙록 어드바이저스 UK가 43만1760주(0.81%)를 보유했다. 나머지는 영국·캐나다·일본·싱가포르·네덜란드·호주·대만 법인 등이 수천에서 수만 주씩 담았다.
공시에는 단독으로 5% 이상을 보유한 개별 펀드나 고객은 없다고 적혔다. 회사는 5% 미만 물량이 같은 날 한꺼번에 사들인 것이 아니라 그 이전 여러 차례에 걸쳐 취득한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평단 25만6688원, 최저 18만원대도 있었다
세부변동내역에 기재된 법인별 가중평균 취득단가를 보유 주식 수로 다시 가중평균하면 25만6688원이 나온다. 269만4448주 전체 취득금액은 약 6916억원이다.
법인별 편차는 컸다. 싱가포르 법인이 18만5851원으로 가장 낮았고 캐나다 법인 21만1972원, 네덜란드 법인 20만8921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노스아시아 법인은 41만6011원,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LLC는 33만9447원에 담았다. 매수 시점이 길게 흩어져 있었다는 뜻이다.
보고 의무를 발생시킨 7월31일 매수 단가는 30만3330~30만8500원이었다. 이날 하루 추가 매수 금액은 74억원 수준이다.
무상증자 권리락 감안하면 평가익 3768억원
알테오젠은 8월5일 무상증자 권리락을 실시했다. 거래소가 고시한 권리락 기준가는 26만7000원이다. 1주당 0.3주를 배정하는 30% 무상증자로 신주 1606만8790주가 8월26일 상장한다.
권리락 효과를 반영하면 블랙록의 실질 평균단가는 19만7452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8월7일 종가 30만5000원과 비교하면 54.5% 높다. 보유 주식이 무상증자 배정분을 포함해 350만2782주로 늘어난다고 보면 평가금액은 1조684억원, 평가차익은 3768억원이 된다.
매수 직후 터진 실적과 세 번째 기술수출
블랙록의 5% 돌파 시점과 알테오젠의 공시 일정은 나흘 차이였다.
알테오젠은 8월5일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반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ALT-B4의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합친 최대 계약금액은 3억6500만달러, 약 5219억원이다. 판매 로열티는 별도로 받는다. 계약 상대방과 개발 품목, 선급금 규모는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공시가 유보됐다. 올해 들어 테사로, 바이오젠에 이은 세 번째 기술이전이다.
이틀 뒤인 8월7일에는 2분기 잠정실적이 나왔다. 연결 기준 매출 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5% 늘었고 영업이익은 34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상반기 누계로는 매출 14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 순이익 1013억원을 기록했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올 상반기는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의 기술수출 성과를 넘어 상업화 제품의 판매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미국 MSD가 ALT-B4를 적용해 내놓은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품 판매가 늘면서 로열티가 유입되는 구조다.
블랙록이 과거 K바이오에 들어간 방식
블랙록의 국내 바이오 투자는 임상 3상 결과 발표 직전에 들어가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헬릭스미스가 대표적이다. 2020년 3월 공시에 기재된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평균 취득단가는 18만1428원이었고 다른 법인들도 20만원 이상에서 물량을 쌓았다.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3상 성공 기대가 정점이던 시기다. 평균 매입가를 19만원으로 잡으면 투입 금액은 2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결과는 반대로 갔다. 임상 데이터 혼용 논란이 불거진 뒤 주가가 무너졌고 블랙록은 2020년 3~8월 지분 약 3%를 처분했다. 처분 단가는 매입 단가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신라젠도 같은 패턴이었다.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평균 취득단가는 6만9567원, 다른 법인은 9만원 안팎이었다.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의 3상이 2019년 8월 중단되면서 주가는 1만원대로 내려앉았다. HLB의 경우 2020년 6월 5.07%를 처음 공시했을 때 주당 평균 매입단가가 10만8451원, 총 투자액은 2060억원이었다.
대박은 바이오 밖에서 나왔다
블랙록이 국내에서 낸 성과는 반도체와 금융에 몰려 있다.
지난해 9월 집계된 포트폴리오 분석에 따르면 블랙록의 국내 투자 수익률은 67.9%였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5월 주가 8만6000원대에서 지분율을 5%까지 늘렸고 당시 매수분을 그대로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이 319%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KB금융은 223%, 삼성전자는 89.3%였다.
당시 블랙록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던 국면에서 저평가된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바이오에서는 임상 성공 여부에 베팅했고 반도체·금융에서는 가격이 내려간 실적주를 담았다.
올해 다시 제약바이오로
2026년 들어 블랙록은 국내 제약바이오 지분을 잇달아 늘렸다. HLB는 2월 5.01%로 2대 주주에 오른 뒤 6월 6.05%, 7월30일 기준 7.15%(952만5885주)까지 확대됐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보완요구서한을 받은 뒤에도 장내 매수가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6월8일 403만9408주, 5.07%로 신규 보고됐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블랙록이 세세하게 분석해 본 결과 수익률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국에 투자를 늘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6월30일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신흥시장 주식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코스닥 잔류 결정과 남은 변수
알테오젠은 7월16일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잠정 유보한다고 공시했다. 2025년 12월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조건부 상장폐지와 이전상장을 의결한 지 7개월 만이다.
회사는 유보 배경으로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정부·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추진을 들었다. 전면 철회는 아니며 향후 추진 여부와 시기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30일간 알테오젠 관련 공시는 9건이다. 무상증자 결정과 기재정정, 주주명부 폐쇄, 권리락, 매매거래정지, 이전상장 유보, 기술이전, 2분기 잠정실적, 그리고 블랙록의 대량보유 보고가 차례로 올라왔다.
8월26일 신주 1606만8790주가 상장하면 보통주는 6963만1425주로 늘어난다. 블랙록이 지분율 5%대를 유지할지, 헬릭스미스 때처럼 물량을 정리할지는 다음 변동 보고에서 드러난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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