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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균 유전체로 면역억제제 판 바꾼다 30년 묵은 이식 치료제, 도전장 받다

라이프마인 테라퓨틱스가 빌 게이츠와 제프 베이조스로부터 1억 8,800만 달러(약 2,673억 원) 규모의 시리즈 E 투자를 유치했다. 당초 회사가 목표로 잡은 금액의 3~4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이 임상 단계 바이오 기업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중단했던 진균 유전체 기반 신약 발굴 플랫폼을 재가동하고, 2027년 초 신장 이식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라이프마인은 지난해 자금난으로 인력을 감축하고 진균 플랫폼 가동을 멈춘 채 선도 물질 개발에만 집중해 왔다. 회사를 이끄는 그레고리 버딘 CEO는 이런 상황에서 빌 게이츠와 제프 베이조스에게 줌(Zoom) 화상 회의를 통해 플랫폼의 잠재력을 직접 설명했다. 두 억만장자는 "그렉, 당신은 이 플랫폼을 반드시 되살려야만 한다"며 목표액을 훌쩍 넘는 투자를 주도했다.
■ 10억 년의 진화가 낳은 신약 발굴 플랫폼
라이프마인의 핵심 경쟁력은 10만 개 이상의 진균(Fungi) 유전체를 분석해 신약 후보 물질을 찾아내는 독자적인 '탑다운(Top-Down)' 플랫폼이다. 진균이 10억 년에 걸쳐 진화시킨 강력한 저분자 화합물을 인간 질병 치료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 플랫폼이 발굴한 잠재적 신약 타깃만 1,200개에 달한다. 라이프마인은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이 플랫폼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타깃 선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 30년 묵은 면역억제제의 한계를 파고들다
전 세계 약 160만 명 이상이 이식된 장기로 생활하고 있으며, 이 중 90%가 표준 치료제인 타크로리무스(Tacrolimus)에 의존한다. 문제는 타크로리무스를 비롯한 기존 칼시뉴린 억제제가 신장 독성, 대사 질환, 심혈관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30년 넘게 표준 치료 프로토콜이 사실상 바뀌지 않은 이유는 이를 대체할 안전한 약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라이프마인의 선도 물질 'LIFE-001'은 칼시뉴린 활성화 억제제(CNai)로, 기존 약물이 독성을 유발하는 매개 단백질을 경유하는 것과 달리 이 경로를 우회해 직접 작용하도록 설계됐다. 120명 이상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치료 용량 투여 시 신장·대사·심혈관 관련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버딘 CEO는 "특히 췌도 이식 분야에서는 이 약이 당뇨병을 완치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시장 규모와 임상 로드맵
LIFE-001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장기 이식 분야에서만 최대 250억~300억 달러(약 33조~40조 원)의 매출 잠재력이 있다고 회사 측은 추산한다. 라이프마인은 2027년 초 신장 이식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타크로리무스와 직접 비교하는 임상 2상을 시작하고, 동시에 중증 당뇨병 환자의 췌도 이식을 목표로 하는 12명 규모의 임상 1b상도 진행해 2027년 말~2028년경 핵심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시리즈 E를 포함해 라이프마인의 누적 민간 투자액은 약 5억 8,000만 달러(약 7,7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공개된 시리즈 D(7,500만 달러)와 이번 시리즈 E(1억 8,800만 달러)를 합치면 최근 라운드에서만 2억 6,300만 달러를 확보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장 이식 임상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간·폐·심장 이식 및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 질환으로 적응증이 확대되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 수출 및 나스닥 상장(IPO)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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