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8억 6,000만 원어치 '신품종' 속임수 유통 18건 중 2건서 대장균 기준치 초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스테비아 토마토를 '신품종' 등으로 속여 판 업체 15곳을 적발했다. 이들은 허위·과대광고를 통해 제품 6만 2,000개를 팔아 8억 6,000만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 18건 중 2건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대장균까지 검출돼 식품 안전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스테비아 토마토는 일반 방울토마토를 수확한 뒤, 설탕보다 200~300배 강한 단맛을 내는 천연 감미료 '효소처리 스테비아' 용액을 진공 가압이나 삼투압 방식으로 과육에 주입한 과채가공품이다. 유전자 조작이나 특별한 재배 기술로 만들어진 신품종 농산물이 아니다.
적발된 업체들은 이 가공식품을 마치 자연에서 자란 신선 농산물인 것처럼 '신품종', '천연 당분', '스테비아 농법' 등의 표현으로 광고했다. 소비자들이 일반 토마토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만든 구조다.
■ 가공 공정이 위생 리스크를 키운다
대장균 검출은 단순한 위생 불량 문제가 아니라 스테비아 토마토의 제조 방식 자체에서 비롯된 구조적 취약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압력을 가해 용액을 과육에 강제로 침투시키는 과정에서 과육 조직이 미세하게 파괴되고 수분이 늘어나 대장균 등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스테비아 토마토의 유통기한은 일반 토마토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철저한 냉장 보관과 엄격한 위생 공정이 전제돼야 하는데, 이번 적발 사례는 그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식약처는 스테비아 토마토를 구매할 때 감미료 등 첨가물이 포함된 '가공품'이라는 표시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첨가물 주입 과정에서 표면이 약해져 일반 토마토보다 쉽게 물러질 수 있고, 감미료 맛이 변해 쓴맛이 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제로 슈거' 트렌드가 낳은 시장, 규제는 뒤따라가는 중
스테비아 토마토는 당뇨나 다이어트를 의식하는 소비자들의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심리를 겨냥한 제품이다. 설탕 없이 단맛을 즐기고 싶은 수요와 한국의 토마토 과일 소비 문화가 결합해 탄생한 독특한 가공식품으로, 음료 중심이던 대체당 시장이 신선식품 가공 영역으로까지 확장된 사례다.
글로벌 스테비아 시장은 건강 지향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2026년 약 10억 달러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17억~1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일부 농업법인들은 초음파·진공 기술을 활용해 과육 손상 없이 스테비아를 균일하게 확산시키는 독자 특허 기술을 개발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적발은 시장이 규제보다 빠르게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테비아 주입 과일류에 대해 '신선 농산물'이 아닌 '가공식품' 표기를 의무화하고, 제조 공정의 살균·위생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위적인 감미료 주입 방식의 한계, 즉 짧은 보존성과 위생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종자 개량을 통한 초고당도 천연 신품종 개발 경쟁으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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