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호르몬 반응 모사한 인공 자궁내막 칩 개발 배아 부착부터 세포 재배열까지 실시간 확인

인간 배아 착상의 '블랙박스'가 마침내 열렸다. 인공 자궁내막 칩 위에서 배아 착상의 전 과정이 세계 최초로 포착됐다.
3일(현지시간) 중국 생물학 전문 매체 바이오온에 따르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인간 배아의 부착 과정을 모델링한 최신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팀은 환자의 자궁내막 조직에서 상피세포와 기질세포를 분리해 'ADOC'이라 명명한 2채널 미세유체 칩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칩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처리해 자궁이 배아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수용기 상태'를 성공적으로 모사했다. 호르몬 처리 후 기질세포는 탈락막화(decidualization) 관련 유전자를 발현했으며, 전체적인 전사체 특징은 실제 인체의 분비기 자궁내막과 거의 일치했다.
검증된 칩에 인간 배아를 넣고 관찰한 결과, 배아의 특정 부위인 '극성 영양배엽(polar trophectoderm)'이 가장 먼저 자궁내막 상피세포에 달라붙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후 배아 내부에서는 상피세포층(epiblast)이 방사형으로 재배열되고 원시 내배엽(primitive endoderm) 세포가 부착면으로 이동하는 역동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특히 부착에 성공한 배아의 영양배엽 세포는 임신 진단 지표인 인간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hCG)을 분비하기 시작했으며, 배양액 내 호르몬 수치도 함께 상승했다. 이는 칩이 단순한 물리적 부착뿐 아니라 생물학적 기능까지 재현했음을 의미한다.
반면 호르몬 처리를 하지 않거나 프로게스테론 길항제(미페프리스톤)를 투여한 대조군에서는 배아가 안정적으로 부착하지 못했다. 이는 호르몬에 의해 유도되는 특정 시기, 즉 '착상 창(implantation window)'이 착상의 필수 조건임을 명확히 증명한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추측의 영역에 머물렀던 배아 착상 초기 단계를 관찰, 측정, 개입이 가능한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에 사용된 ADOC 칩은 반복적 착상 실패 원인 규명, 자궁내막 수용성 평가, 새로운 임신 보조 기술 및 비호르몬성 피임약 개발 등에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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