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IBS 고규영 단장팀, 뇌 노폐물 배출 '비밀의 문' 최초 규명 노화로 막힌 통로, 코에 약물 뿌려 젊은 수준 회복 성공

국내 연구진이 노화에 따라 기능이 떨어지는 뇌 속 노폐물 배출 통로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코에 약물을 투여해 이를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 연구팀은 뇌를 둘러싼 거미막(지주막)에 있는 미세한 구멍이 뇌척수액(CSF)을 림프계로 내보내는 핵심 관문임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다.
뇌는 대사 활동 후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 같은 노폐물을 만든다. 이것이 뇌에 쌓이면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노폐물은 뇌척수액을 통해 뇌 밖 림프관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뇌를 감싼 거미막을 어떻게 통과하는지는 미스터리였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의 뇌 거미막에서 직경 2~12마이크로미터(μm) 크기의 미세 구멍들을 발견하고 '거미막 개구부(arachnoid fenestrations)'라고 이름 붙였다. 형광 추적자를 뇌척수액에 주입하자 이 구멍을 통해 림프관으로 빠져나가는 경로가 명확히 확인됐다. 비슷한 구조는 게잡이원숭이에서도 발견돼 포유류 전반에 걸친 공통 기전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구 결과, 이 배출 시스템은 노화에 따라 급격히 퇴화했다. 늙은 쥐는 젊은 쥐에 비해 거미막 개구부의 크기와 수가 줄고 주변 림프관도 위축돼 뇌척수액 배출량이 현저히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림프관 성장을 촉진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C(VEGF-C)'를 늙은 쥐의 코 안으로 투여했다. 이 비침습적 방법으로 뇌 주변 림프관이 확장됐고, 뇌척수액 배출 기능이 젊은 쥐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고규영 단장은 "이번 연구는 뇌 노폐물 제거와 신경계 질환 연구에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며 "알츠하이머병 등에서 이 배출 경로가 손상되는지, 또 그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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