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2028년 100%, 이듬해 200%…"공장 안 지으면 벌칙" 한국은 제네릭 수출 적어 직접 타격 제한적

미국이 수입 제네릭(복제약)에 최고 200%의 관세를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8월 1일부터 2년간 수입 제네릭의 무관세를 유지한 뒤 1년간 100% 관세를 적용하고 이후 20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제네릭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시점으로 환산하면 100% 관세는 2028년 8월, 200% 관세는 2029년 8월 발효된다. 특허·브랜드 의약품에 적용해온 기존 관세 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주어진 기간 안에 미국에 공장과 설비를 짓지 않기로 결정한 기업에 대한 '벌칙'으로 규정했다. 백악관은 2년의 전환 기간과 함께 설비 투자비 전액 손금 산입, 규제 완화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처방의 90%가 표적
제네릭이 표적이 된 배경에는 물량과 원료 의존도가 있다. 제네릭은 미국 전체 처방의 90%가량을 차지한다. 반면 미국이 쓰는 원료의약품(API)의 약 80%는 중국과 인도에서 들어온다.
인도는 미국에 완제 제네릭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다. 2024~2025 회계연도 대미 의약품 수출액은 105억달러에 달했다. 글렌마크와 루핀 두 곳이 미국에서 유통되는 경구피임약의 약 65%를 만든다.
중국의 비중도 특정 품목에 몰려 있다. 미국이 수입하는 이부프로펜의 95%, 아세트아미노펜의 70%가 중국산이다.
발표 직후 관련 종목은 흔들렸다. 스위스 증시에서 산도스 주가는 장중 4.2%까지 밀리며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인도 니프티팜지수는 1.9% 하락했고 선파마도 같은 폭으로 내렸다.
얇은 마진이 만든 딜레마
제네릭은 처방 건수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전체 처방약 지출에서 차지하는 몫은 크지 않다. 투여 단위당 평균 가격이 4달러로 브랜드 의약품 157달러의 40분의 1 수준이기 때문이다.
마진이 얇다는 점은 관세 국면에서 약점으로 작용한다. 보건정책 전문가들은 수익성이 낮은 품목을 제조사가 아예 접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항암제를 포함한 오래된 주사제 제네릭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지목된다.
미국약전(USP)은 제네릭 공급망이 중국과 인도, 유럽에 크게 기대고 있어 관세 시행 시 의약품 접근성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이선 그레이 애들레이드대 국제무역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정책이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접근을 줄이고 경쟁을 약화시켜 소비자에게 고가 브랜드 의약품 외의 대안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영향을 두고는 평가가 갈린다. 로빈 펠드먼 UC법대 샌프란시스코 교수는 관세로 제네릭 가격이 두 배가 되더라도 브랜드 의약품보다는 여전히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메리스 베이시 페이션츠포어포더블드럭스 최고경영자(CEO)는 저가 제네릭에 의존하는 수백만 미국인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2년으로 공장을 지을 수 있나
유예 기간의 실효성도 쟁점이다. 비샬 만찬다 시스테매틱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신규 제조시설이 "가동을 시작하는 데만 최소 3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관세 발효 시점보다 늦어 일부 기업은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쪽을 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접근가능의약품협회(AAM)는 세부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국내 생산 확대를 가로막는 기존 장벽부터 해소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업별 노출도는 미국 내 생산 능력에 따라 갈린다. 미국 생산시설이 없으면서 제네릭 매출의 40~50%를 미국에서 올리는 아포텍스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류된다. 유럽 생산 비중이 높은 비아트리스와 테바가 뒤를 잇는다. 반면 미국에 설비를 둔 암파스타와 ANI파마슈티컬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한국, 15% 관세에 제네릭은 예외
한국 업계의 직접 노출은 크지 않다. 미국은 4월 한국산 의약품에 15% 관세를 확정하면서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원료는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1년 뒤 재검토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수출 구조도 제네릭과는 거리가 있다. 지난해 한국의 의약품 수출액은 104억1000만달러였고 이 가운데 대미 수출은 19억3000만달러로 단일 국가 기준 1위였다.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은 7억5900만달러로 스위스에 이어 2위였다.
대미 선적분의 80%가량은 바이오의약품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시밀러가 별도로 다뤄질 여지가 있고 국내 기업의 제네릭 수출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노출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적용 범위가 넓어지느냐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제네릭에 한정되지만 다음 단계로 바이오시밀러나 개량신약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존한다"고 전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 주요 기업은 이미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한 상태다. 셀트리온 측은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어 제도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변수도 남아 있다. 완제 의약품뿐 아니라 원료의약품까지 무역확장법 232조 틀에 포함할지, 미국에서 일부 공정을 거친 제품에 예외를 인정할지 등 세부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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