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1차 방어 실패 시 내장된 다른 면역 유전자 활성화 파지 요법·산업용 균주 개발 응용 기대…네이처 게재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 시스템이 박테리아를 바이러스로부터 방어하는 역할 외에, 내장된 다른 면역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총사령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의대와 중국 과학원 미생물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나이세리아(Neisseria) 박테리아의 I형 크리스퍼 시스템에서 이러한 특징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I형 크리스퍼 시스템은 평상시 박테리아 내부에 존재하는 다른 방어 유전자들의 발현을 억제한다. 이는 불필요한 방어 시스템 활성화로 인한 박테리아의 성장 저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파지(박테리아 감염 바이러스)가 크리스퍼의 1차 방어선을 무력화시키면 상황이 달라진다. 억제 상태가 해제되면서 내장된 2차 방어 시스템 유전자들이 대량으로 발현된다. 이는 파지를 제거하기 위한 '백업 무기'가 가동되는 계층적 방어 체계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얀 장 미시간 의대 교수는 "크리스퍼가 1차 방어선이지만, 결함이 생기면 억제가 풀리면서 내재된 방어 시스템이 대량 생산된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항생제 내성균을 표적으로 하는 파지 요법 개발에 기여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박테리아가 가진 숨겨진 방어 시스템을 이해하면 이를 능가하도록 파지를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요구르트, 바이오 연료 등 박테리아를 활용하는 산업에서 파지에 더 강한 균주를 개발하는 데에도 응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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