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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서 슈링크·볼뉴머 유통 의혹과 보이콧 주장 제기 회사 직접 판매 여부 확인 안 돼…재판매·대리구매 가능성도 규명해야

미용 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의 슈링크와 볼뉴머가 한의원에 공급됐다는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의사와 한의사 간 의료기기 사용 갈등이 제조사 거래 문제로 번지고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클래시스가 한의원에 해당 장비를 직접 판매했는지, 의료기관이나 판매업체를 거쳐 중고 또는 재판매 방식으로 유통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의료인과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클래시스 장비가 한의원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의사들이 제품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일부 게시물 작성자는 “한의원에 불법 유통한 문제로 의사들이 클래시스를 보이콧하고 있다”며 “네트워크 의원들이 불매에 참여하면 국내 매출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슈링크와 볼뉴머뿐 아니라 울쎄라, 써마지, 온다 등 국내외 미용 의료기기가 일부 한의원에 설치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주장으로, 장비의 제품번호와 판매계약서, 세금계산서, 설치·수리 기록 등 객관적인 거래 자료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불법 유통’이라는 표현도 사실관계가 확정된 법률적 판단이 아니라 게시물 작성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유통 경로와 시술 행위의 적법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의료계의 문제 제기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대한미용성형레이저의학회 등 7개 미용의학 관련 단체는 2026년 7월 공동성명을 내고 일부 의료기기업체가 한의사와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레이저와 고주파·초음파 등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 사용법을 교육하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해당 장비가 화상과 흉터, 색소 침착, 신경 손상, 조직 괴사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해부학적 지식, 이상 반응에 대한 처치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사한 판매와 교육이 반복될 경우 의료기기업체와의 거래 중단, 관계기관 신고, 회원 대상 공지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당시 공동성명은 문제가 된 의료기기업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클래시스가 해당 성명에서 지목된 기업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클래시스가 논란의 중심에 등장한 것은 슈링크와 볼뉴머가 국내 미용 의료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데다 장비 판매 후 전용 카트리지와 팁을 반복적으로 공급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클래시스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368억원과 영업이익 170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은 112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3.3%였다.
장비 매출은 1740억원이었으며 카트리지와 팁 등 소모품 매출은 154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45.9%를 차지했다.
장비를 설치한 병원에서 시술이 이뤄질 때마다 소모품 주문이 반복되는 구조여서 주요 병·의원들의 구매 중단이 현실화하면 신규 장비뿐 아니라 소모품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클래시스의 2025년 해외 매출은 224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66.7%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일부 불매 주장이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회사 전체 매출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불매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수와 실제 구매 규모, 네트워크 의원의 거래 비중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논란에서 우선 확인해야 할 부분은 실제 판매자와 유통 경로다.
클래시스가 한의원에 장비를 직접 판매했다면 제조사와 공식 판매대리점의 계약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의사나 의료기관이 장비를 구매한 뒤 한의원에 다시 판매하거나 빌려줬다면 최초 제조사 판매와 2차 유통을 구분해야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일부 의사가 장비를 대리 구매해 한의원에 제공하고 별도 계약을 통해 소모품을 계속 공급했을 가능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반론이 나왔다.
이 경우 비판의 대상과 책임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 제조사가 최종 사용처를 알면서 공급했는지, 공식 대리점이 판매했는지, 의료기관 사이에서 임의로 재판매됐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장비 본체뿐 아니라 전용 카트리지와 팁의 주문자, 배송지, 결제자, 애프터서비스 신청자 등을 확인하면 실제 사용처와 유통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
의사와 한의사의 법률적 시각도 엇갈린다.
대한한의사협회는 2022년 대법원의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판결과 일부 행정기관의 유권해석 등을 근거로 한의사의 레이저·고주파·초음파 의료기기 활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의협은 한의과대학에서 피부미용과 레이저 치료 관련 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고주파자극기와 의료용 레이저기기는 한방 의료행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사단체들은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관한 판결을 고강도 집속초음파와 고주파를 이용한 모든 미용 시술에 일괄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같은 초음파나 고주파 기술을 이용하더라도 장비의 등급과 사용 목적, 출력, 침습성, 시술 방법, 부작용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 의료행위별로 면허 범위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 한의원에 슈링크나 볼뉴머가 설치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시술이 곧바로 합법 또는 불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시술 내용과 목적, 장비 사용 방식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의료계가 제조사를 상대로 조직적인 불매나 거래 중단 압력을 행사할 경우에는 공정거래법 문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대한의사협회 등 3개 의사단체가 의료기기업체와 진단검사기관에 한의사와 거래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거래 여부를 감시한 행위를 경쟁 제한 행위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당시 대한의사협회에 10억원을 부과하는 등 3개 단체에 모두 11억37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법원도 의사협회가 제기한 처분 취소 소송에서 공정위의 판단을 유지했다.
개별 의사나 의료기관이 제품의 안전성이나 기업 정책을 이유로 구매처를 선택하는 것과 의사단체가 제조사에 특정 직역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조직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클래시스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려면 회사가 한의원 직접 판매 여부와 공식 대리점의 판매 기준, 중고 장비 재판매 관리, 제품번호 추적 방식, 소모품 공급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의료계도 인터넷 커뮤니티의 주장이나 불매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의심되는 장비의 제품번호와 설치 장소, 판매·배송 자료 등 확인 가능한 근거를 관계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클래시스 장비가 한의원에 있다는 주장 자체가 아니라 누가 어떤 경로로 장비를 공급했으며, 해당 장비로 구체적으로 어떤 의료행위가 이뤄졌는지에 있다.
직접 판매와 대리점 판매, 의료기관 간 재판매를 구분하지 않은 채 제조사나 특정 의료직역의 책임을 단정하면 사실관계와 무관한 불매 논란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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