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품목허가 세 번째 신청은 1년7개월째 결론 미정 정부는 "허가 이후 기준 마련" 언급에 그쳐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의 국내 도입 논의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하나로 5년 만에 다시 움직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미프진의 국내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 직후 국내 독점 판권을 보유한 현대약품 주가는 코스닥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현대약품은 14일 전 거래일 대비 29.84% 오른 6070원에 마감했다. 상승세는 이후에도 이어져 주가는 한 주 사이 4885원에서 7600원으로 55.6% 뛰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낙태 허용 범위 논쟁이 안 끝나면서 (미프진 사용을) 허용하지 않다 보니 현실적으로 필요한 우리 여성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복용하다가 사고도 난다"고 말했다.
미프진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수요가 이미 확인된 시장이기 때문이다. 미페프리스톤은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약물로 미국과 유럽, 중국 등 10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허가 공백이 암시장을 키웠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임신중단약 온라인 불법판매 적발 건수는 2971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682건이 적발됐다.
가격도 제도권 밖에서 형성돼 있다. 중국산 복제약이 밀수입돼 수십만원에 거래되는 구조로 55만원 선에 유통된 사례도 확인됐다.
현대약품은 2021년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미프지미소정의 국내 독점 판권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미프지미소정은 미페프리스톤 200㎎ 1정과 미소프로스톨 200㎍ 4정을 함께 포장한 콤비팩 제품이다.
허가 신청은 세 차례 이뤄졌으나 모두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2021년 7월 첫 신청은 식약처의 자료 보완 요청 이후 2022년 12월 회사가 자진 취하했다. 2023년 3월 재신청분은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이 있어야 작성 가능한 자료가 있다는 이유로 심사가 잠정 중단됐다.
세 번째 신청은 2024년 12월 접수된 뒤 현재까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신 몇주까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을 정해야 품목 허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며 "법 개정이 처리돼야 하기 때문에 품목 허가 결과가 미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후속 발언은 기대와 온도차가 있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하반기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국내 도입할 경우 안전 사용 기준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모자보건법 개정 등 필요한 부분을 국회와 논의하면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방침은 법률 개정과 식약처 허가가 완료된 이후 의료계와 임상진료지침을 마련하겠다는 순서다.
시민사회는 절차를 앞당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대통령 발언 직후 입법 공백이 품목허가를 미룰 본질적 이유가 아니라며 현행법 안에서 허가 절차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마는 현대약품 밖으로도 번졌다. 대화제약은 14일 11.91% 오른 1만150원에 마감했다. 대화제약은 지난 2월 현대약품 주식 84만4493주를 약 108억원에 취득해 지분율 2.6%를 확보했다.
다만 대화제약은 미프지미소정 개발이나 국내 판매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 지분 관계에 따른 간접 수혜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사후피임약 보유 업체도 관련주로 묶였다. 명문제약은 사후피임약 레보니아원정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돼 15일 오전 8.77% 상승한 1327원에 거래됐고 알리코제약도 3.98% 오른 2350원을 기록했다.
사후피임약은 배란을 지연하거나 억제해 임신을 예방하는 의약품이다. 미프진은 이미 성립된 초기 임신을 중지하는 의약품으로 작용 목적과 허가 체계가 다르다.
현대약품의 실적 기반은 미프진과 무관한 영역에 있다. 회사는 1965년 설립돼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 음료를 제조·판매하고 있으며 노레보와 야로즈 등 사전·사후 피임약 시장에도 이미 진출해 있다.
허가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매출 반영 시기도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대통령 발언이 곧바로 품목허가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식약처, 중국과 식품안전 협력문서 3건…고기 성분 라면 허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