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종양에서만 보호막 벗고 항암제 방출 동물실험서 종양 크기 절반 이상 감소

포스텍(POSTECH) 연구진이 홍합 단백질을 이용해 췌장암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항암제를 전달하는 '스마트 나노입자' 기술을 개발했다.
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와 이혁준 박사과정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했다고 15일 밝혔다.
췌장암은 신체 깊숙한 곳에 있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주변 장기로 빠르게 전이돼 치료가 까다로운 암으로 꼽힌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정맥주사 화학요법은 대표 약물인 '젬시타빈(gemcitabine)'이 혈액 내에서 빠르게 분해돼 종양 조직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홍합이 젖은 바위에도 단단히 달라붙는 원리에서 착안했다. 분자생명공학 기술로 홍합 접착 단백질을 대량 생산한 뒤 나노입자로 만들고, 그 안에 젬시타빈을 봉입했다. 이어 생체적합성 고분자인 '폴리에틸렌글리콜(PEG)'로 표면을 코팅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종양 조직에서만 보호막이 제거되는 '공간 제어형 자극 감응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췌장암 조직에서 특히 많이 분비되는 효소 'MMP2'에 의해서만 잘리는 특수 펩타이드를 보호막 연결고리로 사용했다.
나노입자는 혈액 속에서는 보호막 덕분에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해 안정적으로 순환한다. 하지만 종양 조직에 도달하면 MMP2 효소가 보호막을 제거한다. 보호막이 벗겨진 '스텔스' 나노입자는 홍합 접착 단백질의 강력한 접착력을 회복해 종양 조직에 단단히 달라붙는다. 이후 암세포 내부로 침투해 항암제를 방출하며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췌장암 동물 모델에 이 나노입자를 정맥 주사한 결과, 기존 항암제나 일반 나노입자 대비 종양 조직 내 축적 및 잔류 시간이 60% 이상 증가했다. 전신 독성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종양 부피와 무게는 기존 항암제 단독 투여군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차형준 교수는 "정맥주사로 투여해도 종양 조직 내에서만 선택적으로 활성화돼 약물을 방출하는 새로운 전신 치료제"라며 "항암 치료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높여 췌장암 등 난치성 고형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NRF)의 '리더연구' 사업과 연구개발성과실용화진흥원(COMPA)의 '우수 R&D 성과 확산 촉진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모더나 세계 최초 맞춤형 암백신, 흑색종 3상서 재발 막았다∙∙∙상용화 초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