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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백민경 교수팀 'AbGPT-3D', 항체 설계 성공률의 벽 넘본다 수개월 걸리던 검증을 2주로…삼성바이오에피스, 복제약 넘어 신약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인공지능(AI)이 설계한 항체 신약을 직접 개발하기 위한 계약에 서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9일 생명과학 기업 프로티나와 AI 항체 신약 개발 성과를 활용하기 위한 라이선스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5년 10월부터 서울대 백민경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수행해 온 보건복지부 주관 '470억원' 규모 국책과제의 후속 계약이다.
이 협력이 주목받는 이유는 참여자 구성에 있다. 백민경 교수는 202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베이커(David Baker) 워싱턴대 교수와 함께 단백질 구조 예측 AI '로제타폴드'(RoseTTAFold)를 개발한 핵심 연구자다.
항체란 무엇이고, 왜 AI가 필요한가
항체는 몸속 특정 표적에 달라붙도록 설계된 단백질 치료제다. 문제는 표적에 정확히 결합하는 항체의 3차원 모양을 찾아내는 일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 항체 신약 개발에는 평균 3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되며 초기 단계의 성공률이 매우 낮다. AI 도입 이후에도 설계 성공 확률은 1% 미만에 그친다.
두 개의 병목, 두 개의 해법
AI 신약 개발에는 병목이 두 곳 있다. 하나는 '무엇을 만들지 설계하는 단계'이고, 다른 하나는 '만든 것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단계'다.
프로티나와 서울대가 공동 개발한 항체 설계 AI 'AbGPT-3D'가 첫 번째 병목을 담당한다. 이 AI는 주어진 항원에 정밀하게 결합하는 항체 구조를 설계하고, 그 구조에 최적화된 서열을 생성한 뒤, 설계된 항체의 개발 가능성을 평가하는 3개 모듈로 구성된다.
두 번째 병목은 프로티나의 'SPID'(Single-Protein Interaction Detection) 플랫폼이 맡는다. AI가 후보물질을 아무리 빨리 쏟아내도 하나씩 실험실에서 확인하려면 수개월이 걸린다. SPID는 이 검증 기간을 약 2주로 줄였고, 매주 5000개 이상의 항체 서열을 동시에 분석한다.
프로티나에 따르면 SPID는 정제되지 않은 극소량의 시료만으로 결합력(KD), 생산성, 열 안정성, 응집성 등 7가지 핵심 지표를 한 번에 정량 측정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맡는 몫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역할은 전임상이다. 프로티나가 발굴·검증한 후보물질을 받아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직전까지의 동물실험 등을 주도한다.
이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 규제기관으로부터 총 11개 바이오시밀러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임상시험계획 승인 과정에서 거절 사례가 없었던 이력이 전임상 수행을 맡게 된 배경이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당사가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축적한 공정 최적화 프로세스 경쟁력을 항체 신약 개발 분야로 확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7년 말이 분기점
컨소시엄은 27개월 안에 AI로 설계한 항체 신약 후보물질 10종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가운데 3개는 비임상 단계까지, 1개는 임상 1상 시험계획 신청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옵션 행사 여부는 2027년 말 결정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옵션을 행사하면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하고, 프로티나는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총 계약 금액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는 "AI와 실험적 검증 플랫폼을 결합해 신약 개발의 병목을 푸는 일이, 이번 계약을 통해 연구 수준을 넘어 실제 신약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실증 단계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의 출발점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있다. 윤 대표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이 재단의 지원을 받아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의 기초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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