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CD20 단백질 가진 세포외소포가 약물 소진 혈중 농도로 치료 예후 예측 가능성 열어

국내 연구진이 림프종 암세포가 치료제를 무력화하는 '미끼'를 분비해 약물 내성을 유발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세포가 'CD20' 단백질을 가진 대형 세포외소포(lEV)를 혈액으로 방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블러드 캔서 저널(Blood Cancer Journal)'에 최근 발표했다. 이 소포는 표적치료제 '리툭시맙'이 암세포에 도달하기 전 먼저 결합해 약물을 소진시키는 미끼 역할을 해 치료 효과를 떨어뜨린다.
DLBCL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30~4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현재 표준 치료법은 리툭시맙과 CHOP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는 'R-CHOP' 요법이지만, 환자의 40~50%는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내성 기전과 달리, 약물이 암세포에 닿기 전에 소모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새로 진단받은 환자 26명과 90명으로 구성된 두 개의 독립적인 환자군을 대상으로 R-CHOP 치료 전 혈청을 분석했다. 또한 림프종 세포주와 환자 유래 암세포를 이용한 체외 실험도 병행했다.
분석 결과, 혈중 'CD20 양성 대형 소포'의 비율이 높은 환자군(중앙값 3.66% 이상)은 낮은 환자군에 비해 질병 특이적 생존율과 전체 생존율이 현저히 낮았다. 반면, 작은 크기의 소포 농도는 예후와 관련이 없었다.
특히 현미경 관찰을 통해 리툭시맙이 암세포 대신 이 미끼 소포에 먼저 결합하는 모습도 직접 확인했다. 이 소포는 리툭시맙의 암세포 살상 효과를 용량 의존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90명의 검증 환자군 분석에서, 높은 소포 수치는 국제예후지수(IPI) 위험도를 보정한 후에도 독립적인 예후 불량 인자로 작용했다. 해당 환자군의 위험비(HR)는 2.34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리툭시맙 치료 효과의 개인차를 설명하는 새로운 생물학적 단서를 제공했다. 향후 치료 전 혈중 소포 농도를 측정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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