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장내 생태계 교란 없이 염증 유발균만 표적 기존 스테로이드 치료제와 시너지 효과 확인

캐나다 연구진이 특정 박테리아만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하지 않으면서 염증성 장질환(IBD)을 치료하는 표적 접근법을 개발했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표지 논문으로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크론병 환자 일부에서 염증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부착 침투성 대장균(AIEC)'에 주목했다. 이 박테리아는 장내 세포에 부착하고 침투하는 능력으로 염증을 유발하지만, 유익균과 구별해 선택적으로 공략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해결책으로 박테리오파지, 즉 파지를 활용했다. 개발된 파지는 AIEC를 완전히 사멸시키는 대신, 박테리아가 장 내벽에 부착하는 데 사용하는 분자 '갈고리'의 기능을 억제했다. 독성 기전이 무력화되면서 염증이 가라앉는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제이납 호세이니두스트 교수는 "박테리아는 살아있지만 염증을 유발하는 특성을 잃게 된다"며 "마치 이빨 몇 개를 뽑아 손상을 덜 입히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파지 치료법은 기존 스테로이드 치료제와 병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표준 용량보다 낮은 스테로이드를 파지와 함께 투여한 결과, 고용량 스테로이드 단독 투여와 비슷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파지와 비항생제 약물 간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연구팀은 파지가 표적하는 박테리아의 기능이 일부 크론병 환자의 대변 샘플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향후 특정 환자군을 선별해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더 많은 IBD 환자로부터 얻은 박테리아 균주를 평가하고 여러 파지를 조합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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