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항체로 기존 줄기세포 제거, 유전자 편집으로 새 세포 보호 겸상적혈구병 등 혈액질환 치료 접근성 확대 기대

항암화학요법의 독성 없이 안전하게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은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항체를 이용해 기존 줄기세포를 제거하고, 유전자 편집 기술로 이식할 세포를 보호하는 새로운 이식 전 처치법을 발표했다. 기존 줄기세포 이식은 새로운 세포가 자리 잡을 공간을 만들기 위해 독성이 강한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가 필수적이었다.
연구팀은 독성 약물 대신 특정 표지를 인식하는 항체를 사용해 환자의 기존 혈액형성 줄기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하지만 이 항체는 이식될 새로운 치료용 줄기세포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분자 위장술'로 해결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이식할 줄기세포 표면의 아주 작은 인식 부위, 즉 '에피토프'(epitope)를 변형시킨 것이다. 이 미세한 변화로 치료용 줄기세포는 항체의 공격을 피하면서도 정상 기능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실험 결과, 분자 위장술로 보호된 줄기세포는 항체 치료 환경에서 살아남아 골수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점차 증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겸상적혈구병과 베타 지중해빈혈 환자의 결함 있는 헤모글로빈을 보완할 수 있는 태아 헤모글로빈 생성을 유도하는 데 적용했다.
보스턴 아동병원의 가브리엘 카시라티 박사는 "항암화학요법을 피함으로써 이식이 너무 위험했던 허약한 환자들에게도 줄기세포 이식의 문을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에피토프 편집' 기술은 다른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동일한 원리를 이용해 암 면역치료(CAR-T) 중 정상 혈액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피에트로 제노비스 박사는 "아직 전임상 단계지만, 환자들이 더 적은 독성으로 정밀하게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미래를 제시한다"며 "다양한 혈액 질환에 더 안전하고 접근성 높은 치료의 새로운 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보스턴 아동병원과 다나-파버 암 연구소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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