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위약대조군 없는 희귀질환 임상, FDA 설득할 3가지 대안 사노피, '디지털 쌍둥이'로 소아 환자 데이터 보강해 허가

소수 환자 탓에 전통적 임상시험이 어려운 희귀질환 분야에서 '디지털 쌍둥이' 등 혁신적 방법론을 활용해 규제기관의 문턱을 넘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바이오 전문매체 피어스바이오텍에 따르면, 최근 열린 미국 희귀질환기구(NORD) 과학 심포지엄에서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은 희귀질환 신약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임상시험 방법론을 공유했다. 환자 수가 적고 위중한 환자에게 위약을 투여하기 어려운 윤리적 문제로, 전통적인 무작위 위약대조 임상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대안은 '외부 대조군'이다. 질병 자연사 연구나 환자 등록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가상의 '합성 대조군'을 만들어 신약 후보물질을 투여한 환자군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헤이븐과 유니큐어의 외부 대조군 설계에 제동을 걸면서 우려가 커졌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의 트레이시 베스 호그 박사는 심포지엄에서 "희귀질환 의약품 승인을 위해 어떤 종류의 증거를 찾고 수용할지에 대한 명확성을 제공할 외부 대조군 관련 지침을 최종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센터의 이유원 박사는 "치료군과 대조군이 가능한 한 많은 측면에서 유사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DA는 유니큐어의 헌팅턴병 유전자치료제 'AMT-130'의 외부 대조군 활용 계획에 대해, 평가지표(cUHDRS)가 주관적이라 위약 효과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니큐어의 데이비드 마골린 임상개발 부사장은 "8개 변수에 걸쳐 임상군과 외부 대조군의 표준화된 평균 차이를 0.25 미만으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사노피가 제시한 '디지털 쌍둥이'는 성공적으로 FDA 허가에 기여한 사례다. 디지털 쌍둥이는 정량적 시스템 약리학(QSP)이라는 컴퓨터 모델을 통해 실제 환자의 바이오마커, 임상 특징을 반영한 가상 환자를 만드는 기술이다. 사노피의 수사나 자프 박사는 이를 통해 환자 반응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노피는 희귀 유전질환인 산성 스핑고미엘린분해효소 결핍증(ASMD) 치료제 '젠포자임'(올리푸다제 알파) 개발에 이 기술을 활용했다. 성인 3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과 별개로, 20명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공개 임상 데이터만으로는 증거가 불충분했다. 사노피는 디지털 쌍둥이를 만들어 성인 환자 데이터를 소아에게 적용, 효능을 외삽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소아 대상 허가의 기반이 됐다.
다만 자프 박사는 "디지털 쌍둥이는 약물 신청에서 보완적인 역할만 할 수 있다"며 "질병 기전이 명확한 단일 유전자 질환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계를 짚었다.
미시간대학교 켈리 키드웰 박사는 'snSMART'라는 새로운 적응형 임상 디자인을 소개했다. 이는 초기 치료 반응에 따라 환자를 다른 치료법에 다시 무작위 배정하는 다단계 임상이다. 모든 환자가 활성 치료를 받게 돼 적은 수의 참가자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설계는 베이즈 통계를 활용해 전통적인 p값 대신 가설이 사실일 확률을 정량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키드웰 박사는 "snSMART 설계를 통해 임상시험 샘플 크기를 기존 대비 15~6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라 실제 신약 허가 신청에 사용된 적은 없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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