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유전·임상 정보에 유전자 발현 데이터 통합 고위험군 오분류 43%→23%로 줄여 정확도↑

스페인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기존 방식으로는 찾기 어려웠던 혈전증의 숨은 분자 바이오마커 수백 개를 발견하고 위험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7일(현지시간) 산파우연구소(IR Sant Pau)에 따르면, 이 기관의 복합질환유전체학연구실과 희귀질환생의학연구네트워킹센터(CIBERER) 소속 연구팀은 임상, 유전, 전사체 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AI 도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혈전증 및 지혈 저널(Journal of Thrombosis and Haemostasis)'에 게재됐다.
정맥 혈전증은 주요 심혈관 질환 중 하나지만, 명확한 유발 요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정맥 혈전색전증'의 경우 고위험군 식별이 어려웠다. 유전적 요인이 위험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존 유전 인자만으로는 발병 여부를 완전히 설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혈전증 가족력이 있는 79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중 70명은 특발성 정맥 혈전증을 겪은 환자였다. 연구팀은 임상 및 유전 변수와 함께 1만2981개 유전자의 활동에서 파생된 발현 프로필을 AI 모델에 통합해 질병과 연관된 패턴을 식별했다.
그 결과, AI는 혈전증과 관련된 494개의 신규 유전자를 찾아냈다. 여기에는 혈전증 분야에서 거의 연구되지 않았던 조절 분자인 '긴 비암호화 RNA(long noncoding RNA)'가 다수 포함됐다. 연구의 제1 저자인 폴 에즈케라 박사는 "전사체 데이터 통합으로 기존 방식으로는 감지할 수 없었던 질병 관련 신호를 식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AI 모델은 위험도 예측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기존 임상 및 유전 변수만 사용했을 때 질병 이력이 없는 사람의 43%가 고위험군으로 잘못 분류됐으나, 유전자 발현 정보를 추가하자 이 비율은 23%로 감소했다. 반면, 실제 혈전증 환자를 식별하는 비율은 70%에서 74%로 증가했다.
연구를 이끈 호세 마누엘 소리아 박사는 "유전자 발현 정보는 전통적인 위험 요소를 보완하는 추가적인 정보층을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임상적 특성이 비슷하더라도 분자 활동 수준에서 다른 프로필을 가진 개인을 더 잘 구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수천 개의 변수를 조합해 혈전증과 연관된 '분자 시그니처'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프로필이 환자와 얼마나 유사한지 측정하는 '유사도 점수'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도구가 임상에 적용되기 전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맞춤형 예방 의학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소리아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혈전증 관련 요인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을 얻기 위해 임상, 유전, 전사체 정보 통합의 가치를 보여준다"며 "미래에는 이러한 전략이 고위험군을 더 정확하게 식별하고 환자별 예방 조치 개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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