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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 정재준 대표, 컨설턴트에서 신약개발사 CEO로 2대 주주 삼진제약·산업은행까지 얽힌 지분 동맹

15년간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바이오벤처가 알츠하이머 신약 임상을 독자적으로 완주하며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2010년 10월 설립된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기업이다. 다중기전 약물개발 플랫폼 'ARIDD'를 기반으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 경기도 성남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업력 16년차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창업자인 정재준 대표는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비교적 낯선 인물이다.
정 대표는 1985년 영국 글래스고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영국 정부 연구소와 케임브리지대 바이오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2000년에는 영국 옥스퍼드에서 신약개발 컨설팅 회사 EU바이오텍을 세워 국내외 제약사를 상대로 기술이전을 중개했다.
컨설턴트로 일하며 그가 느낀 문제의식이 창업의 출발점이 됐다.
정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신약을 초기 단계에서 서둘러 기술이전하는 관행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약개발의 시작부터 임상, 허가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해 성공 사례를 보여주겠다는 구상이 아리바이오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독자 완주' 전략은 이번 임상3상에서 그대로 구현됐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임상3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해 지난 6월 28일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쳤다. 국내 바이오벤처가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기술이전 없이 독자 설계·운영했다는 점이 업계에서 주목받는 대목이다.
다만 무명 벤처가 겪은 시장과의 거리감도 있었다.
이병건 아리바이오 특별고문은 "16년 동안 임상을 진행했지만 창업진이 기존 제약업계에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보니 시장과 소통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는 바이오벤처가 단독으로 알츠하이머 글로벌 임상을 수행하는 것 자체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전했다.
이 특별고문의 합류 자체가 시장 신뢰 보강 작업의 일환이다.
이 특별고문은 종근당 부회장과 GC녹십자 대표이사,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을 지낸 40년 경력의 바이오업계 인사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모더나 창업사인 미국 벤처캐피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의 한국담당 특별고문도 맡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임상3상 종료와 톱라인 발표를 앞둔 지난 1월 그를 영입했다.
경영진 체제도 상업화 국면에 맞춰 재편됐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3월 정재준·성수현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정 대표는 연구개발과 글로벌 임상, 신약 개발 완성을 총괄한다. 공동창업자인 성수현 대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대표를 지낸 인물로, 경영 전반과 투자 유치를 담당한다.
지분 구조를 들여다보면 든든한 우군들이 확인된다.
핵심 파트너는 삼진제약이다. 두 회사는 2022년 5월 연구개발 협약을 맺은 뒤 같은 해 8월 3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 취득에 합의했다. 3월 말 기준 아리바이오는 삼진제약 지분 8.3%인 111만1111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진제약은 아리바이오의 2대 주주다. 삼진제약은 AR1001의 국내 제조·판매권을 확보한 상태다.
과거 지분 이력에는 국책은행도 등장한다.
한국산업은행은 소룩스가 아리바이오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소룩스는 2023년 정재준 대표 등으로부터 아리바이오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고, '정 대표→소룩스→아리바이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두 회사 오너 간 신뢰도 여러 차례 부각됐다.
지난 5월 열린 기술수출 간담회에서 성수현 대표는 "삼진제약은 형제 이상의 회사이자 패밀리 기업"이라고 말했다. 최지현 삼진제약 사장은 "5년 전 AR1001 임상 2상이 마무리되던 봄부터 지금까지 아리바이오와 함께한 여정은 가슴 설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관건은 결국 가을에 나올 데이터다.
아리바이오는 9월 말부터 10월 사이 임상3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며,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신청을 추진한다. 성수현 대표는 자체 상장 가능성도 언급하며 "임상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경우 코스닥 또는 코스피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안은 투자 판단과 직결되는 영역인 만큼, 실제 판단은 향후 공개될 임상 데이터와 공식 공시를 근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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