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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규제 순항해도…바이러스 벡터 공급난에 개발 지연 韓 'CDMO', 印 '수직계열화'…각국 해법 찾아 분주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개발이 유망한 임상 결과에도 불구하고 핵심 원료인 '바이러스 벡터' 공급 병목 현상에 발목이 잡혔다.
2일(현지시간) 바이오 전문매체 바이오파마 아시아퍼시픽(biopharma_apac)에 따르면, 아태지역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사들이 임상 및 규제 단계에서는 순항하고 있으나 정작 치료제 생산에 필수적인 바이러스 벡터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개발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고 있다. GMP 등급의 바이러스 벡터 생산 슬롯을 확보하기 위한 대기 시간이 통상 1년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문제의 핵심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상류 공정, 즉 '업스트림'에 있다. 치료제의 유전물질을 세포로 전달하는 운반체인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렌티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벡터와 이를 만드는 원료인 플라스미드 DNA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약 70%가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한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임상 초기 단계의 벡터 생산 설비는 과잉 공급 상태지만, 정작 아태지역 개발사들이 필요한 상업화 수준의 GMP 등급 벡터 생산 역량은 미국과 유럽에 집중돼 있어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태지역 개발사 입장에서는 물리적 거리, 비용, 일정 조율의 어려움으로 사실상 접근이 불가능한 셈이다.
여기에 높은 비용과 동등성 입증 문제도 걸림돌이다. 바이러스 벡터는 단일 배치 생산 비용이 50만달러(약 7억2000만원)를 넘을 수 있으며, 이는 환자 1인당 30만~50만달러에 달하는 CAR-T 치료제의 높은 약가로 이어진다. 또한 공급사를 변경할 경우, 기존 벡터와 새 벡터가 효능, 순도 등에서 동일하다는 것을 규제기관에 입증하는 '비교동등성' 평가를 거쳐야 해 사실상 특정 공급사에 종속되는 '동등성 함정'에 빠지기 쉽다.
이러한 공급난에 대응하기 위해 아태지역 국가들은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은 SK팜테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위탁개발생산(CDMO)을 통한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GMP 벡터 생산시설 대부분이 프랑스, 미국 등 해외에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벡터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 진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도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인도 최초의 CAR-T 치료제 '넥스카19'를 개발한 이뮤노액트(ImmunoACT)는 플라스미드 설계부터 벡터 생산, 세포 공정까지 모든 과정을 내재화했다. 이를 통해 1인당 생산 비용을 서구권의 5% 수준인 약 1만5000달러까지 낮췄다.
호주와 태국 등은 병원에서 직접 치료제를 생산하는 '현장진료(Point-of-care)' 모델을 모색 중이다. 이 방식은 세포 처리 공정은 분산시킬 수 있지만, 여전히 외부에서 바이러스 벡터를 공급받아야 하므로 근본적인 벡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싱가포르는 소규모 환자 수를 감안해 고품질 특화 CDMO와 연구개발(R&D) 허브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매체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업스트림 생산 역량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치료제 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분석했다. 아태지역의 임상 개발 속도를 생산 역량이 따라잡지 못하는 한, 바이러스 벡터 공급난이 향후 10년간 이 지역의 첨단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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