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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케미노바 인수로 6개국 생산체제 완성 EU 규제·오프라인 유통·50% 마진…3중 관문이 성패 가른다

코스맥스가 이탈리아 생산기지를 발판으로 화장품 종주국 유럽 공략에 나섰지만, 성패는 규제와 유통이라는 현지 진입 장벽 돌파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맥스그룹 지주사 코스맥스비티아이는 핵심 자회사 코스맥스가 올해 2월 이탈리아 화장품 ODM 기업 케미노바 지분 51%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DART 전자공시시스템 확인 결과 지주사 특성상 최근 30일 내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자체 신규 공시는 제한적이며, 기업가치는 자회사 실적과 이번 유럽 전략의 성과에 좌우되는 구조다.
코스맥스는 3월 이탈리아 정부 승인 등 선행 조건을 이행해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번 인수로 코스맥스는 한국·중국·미국·인도네시아·태국에 이어 유럽까지 6개국 생산체제를 갖췄다.
케미노바는 1985년 설립돼 40년간 제조 노하우를 축적한 업체다. 밀라노에서 약 100㎞ 떨어진 브레시아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으며, 이 지역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이 밀집한 '뷰티 밸리'로 불린다. 케미노바의 2023년 매출은 약 180억원, 연간 생산 능력은 약 2000만개 규모다.
유럽 진출의 배경에는 K뷰티의 유럽 수출 급증세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K뷰티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114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유럽 지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상위 5개국으로의 스킨케어·메이크업 수출액은 2022년 1억6065만달러에서 2025년 4억4713만달러로 3년 새 178% 늘었다. 올해 1~5월 이들 5개국 수출액은 2억9078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수출 증가율은 36%였다.
국가별 성장률도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국 수출액은 2억3100만달러로 53.3% 늘었고, 프랑스는 1억3400만달러로 71.8% 급증했다. 폴란드는 128% 넘게 뛰며 유럽 신흥 시장으로 부상했다.
수출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한국 화장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46.9%에서 2025년 36.7%로 낮아졌다. 반면 유럽·중동·중남미 등 미국·중국 이외 지역 비중은 같은 기간 53.1%에서 63.3%로 확대됐다.
다만 유럽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첫 번째 관문은 규제다. EU 화장품 규정(No.1223/2009)에 따라 한국산 화장품은 판매 전 반드시 화장품 제품 신고 포털(CPNP)에 등록해야 한다. 이 등록은 EU 역내 책임자(RP)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KOTRA에 따르면 CPNP 등록은 통상 1~2개월이 걸리지만, 서류가 미비하면 1년까지도 소요될 수 있다. 코스맥스가 케미노바 인수로 확보한 유럽 현지 GMP 시설과 인증은 이 규제 대응 시간을 단축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관문은 유통 구조다. 유럽은 오프라인 매장 비중이 70% 안팎으로,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한 K뷰티의 기존 공략법과 다르다. 영국 부츠는 매장이 2000곳을 넘고, 프랑스 세포라와 독일 더글라스 등 국가별 대형 채널을 각각 뚫어야 한다.
세 번째는 마진 구조다. 유럽 리테일의 소매 마진은 50~55% 수준으로, 여기에 유통사가 부담하는 규제 대응·라벨링·물류·마케팅 비용까지 더해진다. 이 구조를 감안한 가격 정책을 세우지 못하면 현지 유통망 확보가 어렵다.
과거 미국 시장에서의 시행착오도 변수로 작용한다. 코스맥스는 2014년 미국 오하이오 공장, 2017년 현지 기업 누월드를 인수했지만, 미국 법인은 설립 이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현지 고객 기반을 갖춘 케미노바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과거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자회사 실적은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3988억원, 영업이익 195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 매출 682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브랜드·제품 믹스 변화로 1분기 연결 영업이익률은 7.8%로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유럽 전략은 정부 차원의 지원과도 맞물렸다. 허민호 코스맥스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6월 이탈리아 국빈 방문 계기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이탈리아를 유럽 사업의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부회장)는 케미노바 인수에 대해 "단순히 물리적인 거점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유럽 시장의 유서 깊은 화장품 제조 노하우와 글로벌 최대 ODM 기업의 혁신성이 만나는 전략적 결합"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사의 역량을 통합해 유럽 시장 내 입지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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